[법과시장]MS 특허전략이 국내업체보다 나은 점

[법과시장]MS 특허전략이 국내업체보다 나은 점

정동준 변리사 특허법인 수 대표변리사
2012.11.12 06:00

'구색 맞추기보다 가치제고 특허에 비용 투입' IBM보다 3배이상 높게 평가

마이크로소프트사는 2010년에 미국에서 3508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에 비해, IBM은 2010년 미국에서 1만197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IBM의 특허건수가 훨씬 많지만, 특허 컨설팅업체인 오션토모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체 특허에 대한 총 가치가 IBM의 전체 특허에 대한 총 가치보다 3배 이상 높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특허는 다른 기업들의 특허보다 아주 높은 특허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소위, 전략적 특허 관리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IP(지적재산권)전략 총괄 자문위원인 리처드 와일더씨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식재산권을 출원하거나 매입할 때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특허의 품질을 높이고 회사와 제품전략에 맞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강한 특허'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아끼지 않지만 전략에 안 맞는 특허는 출원하지 않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바로, 강한 특허를 가지기 위하여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전략에 안 맞는 특허는 출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로 이점이 우리 기업이 되새겨볼만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기업 중 상당수는 이와 같은 두 가지 점에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우리나라 기업 중 상당수는 특허출원 비용에 민감하다. 물론, 비용을 집행하는 기업으로서 이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중요한 특허, 더 나아가 기업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특허에 대해서도 특허출원 비용에 민감하다는 점이다.

특허출원비용치고는 꽤 저렴한 비용인 100만원을 들여서 중요한 특허를 작성해달라고 변리사에게 부탁했다고 치자. 과연 그 변리사가 그 특허 작성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있을까. 변리업도 결국 사업이기 때문에 수임료가 높은 건에 대해 보다 시간을 많이 투입할 수밖에 없고 수임료가 낮은 건에 대해서는 시간을 적게 투입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최근에 특허출원의 수임료로서 우리나라의 실정에서는 아주 높은 수임료라고 할 수 있는 500만원 비용을 수령한 적이 있다(물론, 미국 등 지식재산권 강국에서는 이와 같은 금액이 평범한 금액이기는 하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보자. 특허 1건의 명세서 작성 비용으로서 500만원을 투입한 기업의 집행부가 어리석은 것일까. 상기 특허출원발명은 해당 기업의 사활이 걸려있을 정도였기에, 해당 기업의 집행부는 필자에게 다양한 변형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특허에 담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써주기를 바랬다.

이에 따라 100개에 육박하는 특허청구항이 나왔고 이를 통해 권리범위를 넓고 촘촘하게 구성했다. 이는 필자 혼자만의 의욕이 있다고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 기업에서 중요 특허에 대한 비용 집행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바로 앞서 언급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특허전략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와 같은 중요한 특허를 100만원만을 들여서 2~3개의 실시예만을 커버하도록 작성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후발 경쟁사가 상기 특허에 기재된 2~3개의 실시예 이외의 다른 실시예를 사용하여 이 특허를 회피하게 된다면, 안타깝게도 그러한 후발 경쟁사를 공격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게 된다면 해당 기업이 특허비용을 몇 백 아꼈다는 것을 현명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좀더 비용을 더 들여 후발 경쟁사를 모조리 잡을 수 있는 강력한 특허를 만들고 더 나아가 이를 통해 로열티를 받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모든 특허를 이와 같이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과 같이, 구색 맞추기식의 특허출원의 건수를 줄이고 그로 인하여 남는 IP 집행 예산을 보다 좋은 특허 창출에 보다 많이 투입하는 것이 기업 차원에서도 훨씬 이득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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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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