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남 전 법무장관 오리온그룹 고문 취업, 옛 오리온그룹 수사 다시 조명

오리온(24,700원 ▼250 -1%)그룹 담철곤 회장(58)에 대한 검찰수사 당시 법무장관을 지낸 이귀남 전 장관(사진)이 퇴직 후 1년 만에 오리온그룹에 취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과거 오리온그룹을 상대로 진행된 검찰수사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에 대한 검찰수사는 2011년과 2012년 2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이 전장관의 장관 재임기간은 2009년 9월부터 2011년 8월. 1차 수사는 이 전장관 재임 중에, 2차 수사는 오리온그룹 취업 직전에 이뤄진 셈이다.
2010년 8월 국세청으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검찰은 이듬해 3월 오리온 본사와 계열사를 압수수색하면서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3개월여 만에 담 회장과 오너 일가의 '금고지기' 조경민 전 전략담당사장(55)을 300억원대 횡령·배임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2012년 4월부터 2개월여 동안 진행된 2차 수사는 담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오리온계열사 스포츠토토를 압수수색하며 두 번째 수사에 나섰다.
이때 검찰은 담 회장 일가의 금고지기였던 조 전사장을 다시 구속기소했다. 조 전사장은 임원급여를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5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검찰수사 기록에 따르면 조 전사장은 2009년 2월쯤 스포츠토토의 부장 이상 간부들을 모아놓고 월급 가운데 부풀려져 지급된 금액의 반환을 요구했다. 오리온그룹 계열사 6곳의 임직원 22명의 급여와 성과급, 퇴직금 등이 비자금으로 조성됐다는 게 검찰의 수사결과다.
임원의 성과급을 부풀려 지급한 뒤 일부를 되돌려 받는 방식은 기업 오너들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단골 수법'이다. 여기에 비자금을 관리한 스포츠토토 재경담당 부장 김모씨(43)는 이들 돈의 용처에 대해 "담 회장 부부의 사치품을 사는데 사용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수사기간 내내 담 회장과 조 전사장의 불화설이 불거지면서 2차 수사의 칼날도 담 회장 내외에게까지 미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왔다. 그럼에도 검찰은 조 전사장과 김씨를 구속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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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에게 명품와인과 시계를 판 업자를 조사한 결과 사치품들은 담 회장 부부가 아니라 조 전사장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마저도 법원(1심)에서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다.
스포츠토토의 정관, 근로계약서, 보수지급 규정 등 성과급을 부풀렸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