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취업제한 기간 절묘하게 피해···석연찮은 '적법 절차'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사진)의오리온(24,700원 ▼250 -1%)그룹 취업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이 전장관은 2011년 8월 퇴임, 1년 만인 2012년 8월 오리온그룹 고문으로 영입됐다. 고위공직자의 민간기업 취업제한을 강화한 공직자윤리법 시행 직전에 퇴임해 취업제한법 위반은 피해갔지만 석연찮은 뒷맛을 남겼다.
이 전장관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물론 오리온그룹이 왜 자신을 수사했던 검찰의 수사지휘자를 퇴직 후 곧바로 영입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퇴임 후 기업행을 제한한 공직자윤리법은 2011년 7월29일 '민간기업의 고문으로 취직을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돼 공포됐다. 이 전장관이 퇴임하기 직전에 개정·공포됐지만 아직 시행 직전이었다.
이전에도 퇴임한 고위공무원의 기업행을 2년간 금지한 조항은 있었지만 고문, 자문위원, 사외이사 등 실무자가 아닌 자문역의 취업은 허용했다. 2011년 공직자윤리법 개정은 기업들이 퇴직한 고위공직자를 '고문'으로 모셔놓고 전관대우를 하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개정법에는 '사외이사나 고문, 자문위원 등 직위나 직책 여부를 불문하고 사기업체 등의 업무를 보거나 조언을 하고 임금을 받으면 이를 취업으로 본다'는 내용이 신설됐다. 이 개정법은 공포 3개월 후부터 시행돼 2011년 10월29일 이후 퇴직한 사람부터 적용됐다. 이 전장관은 이에 앞서 2011년 8월 퇴임해 개정법 적용을 피했다.
이 전장관은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개정법이 시행되기 전 퇴임했기 때문에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취업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며 "오리온그룹 고문 취업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리온그룹 외에 다른 기업에서도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김도형 사무총장은 "법망을 피해 본인 재직 시에 수사했던 기업의 고문으로 취업한다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며 "개정법의 시행 목적과 과거부터 계속됐던 비판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양헌의 김승열 대표변호사는 "공무원이 자신의 영향력 하에서 이뤄진 수사를 받은 회사에 들어가 혜택을 받는 것은 자신의 재직 중 업무가 공정했다 하더라도 오해의 소지가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 전장관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취업했다 하더라도 그의 오리온그룹행은 당시 검찰수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며 "개정법이 공포된 때 장관의 신분으로선 아쉬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