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美 사고]

지난 6일 SFO(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착륙 도중 사고를 당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둘러싸고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의 괌 추락사고 '마지막 5분'과 정황이 유사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착륙 직전 '공항 유도장치 문제'와 '조종사 과실 논란'이 복합적으로 작용, 사고 원인이 인재로 귀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 16년전 대한항공 항공기 괌 추락사고는 공항 문제와 조종사의 과실 모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사고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착륙 유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조종사 과실 논란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중이다.
◇불꺼진 착륙유도장치… 16년 전과 유사
1997년 8월 6일 미국 괌 아가냐공항 남쪽 4.8㎞지점 '니미츠 힐' 중턱 수풀에 추락해 229명이 사망한 대항항공 여객기 사고는 태풍 '티나'로 장대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조종사가 관제탑 지시 없이 수동착륙 하던 중 사고가 일어났다.
첫번째 원인으로 고장난 착륙 유도장치(글라이드 슬로프)가 손꼽혔다. 고장 사실을 조종사가 알았지만 수동착륙 도중 갑자기 들어온 오작동 신호가 사고를 키웠다. 조종사들은 오작동 신호를 정상 신호로 간주했다. 이 때문에 당시 사고 여객기는 '지나치게 낮은 고도'로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 앞 언덕에 충돌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사고에도 유도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데보라 허스먼 NTSB(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 위원장은 7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SFO의 착륙 유도장치가 공사로 인해 6월 1일부터 중단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괌 사고와 마찬가지로 조종사가 유도장치 미작동 여부를 미리 통보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목격자들의 증언대로라면 이번 사고 여객기 역시 지나치게 낮은 고도로 착륙하다 꼬리 부분이 충돌했다.
◇괌 사고 키운 조종사 과실…아시아나는?
괌 사고 당시 조종사들은 관제탑 지시 없이 오작동 신호를 자의적으로 판단해 참사를 빚었다. 충돌 10여초 전 대지 접근 경보장치가 울리자 부기장이 'missed approach'(접근실패)를 외쳤으나 기장이 고도 하강을 강행한 사실도 블랙박스 판독 결과 드러났다.
국토교통부와 NTSB 합동조사반은 아시아나항공 사고에서도 조종사 과실이 있었는지 조사중이다. 일부에서는 조종사의 미숙함이 사고 원인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사고 여객기를 운행한 이강국 기장(46)은 보잉777기 면허를 딴 뒤 43시간밖에 운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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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관계자는 "비행 당시 보잉777기 운항 경험 3220시간의 이정민 기장(49)이 교관 역할을 하는 관숙비행 중이었다"면서 "관숙비행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체 결함을 사고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언론이 공개한 여객기와 관제탑 무선교신 내용에 따르면 '비상착륙'과 '응급차 대비' 등이 언급된다. 교신시점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착륙 전 교신내용이라면 기장이 기체 이상을 미리 감지했다는 징후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1달 전 엔진 이상으로 정비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