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1년 결혼한 A씨(35)와 B씨(34·여)는 2012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별거상태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이 이혼을 결심한 때는 2012년 추석 직후다. 평소 가게 운영과 집안일을 병행하던 아내는 맏며느리로서 명절이나 제사 등 집안 행사를 도맡는 데 부담을 느껴 남편에게 명절·제사 음식을 사 먹자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B씨가 직접 음식을 장만하기를 바라는 시아버지 때문에 제사 음식을 직접 차려야 했다. 2012년 추석 B씨는 가게 일 끝마치고 시댁에 가려 했으나 A씨 홀로 짐을 싸 시댁에 간 뒤였다. 연락도 되지 않아 B씨는 집에 남았다. 추석이 끝난 뒤 A씨는 어른들 뵐 면목이 없다며 이혼을 결심했다.
통계청이 최근 5년간의 이혼통계를 조사한 결과 명절 전후로 이혼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지낸 직후인 2~3월과 10월~11월 이혼 건수가 바로 직전 달보다 평균 11.5%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설 연휴가 있었던 1월 이혼건수는 913건이었으나 2월과 3월에는 각각 9398건과 9511건으로 300~500건 늘었다. 4월에는 다시 8524건으로 줄었다.
추석이 있던 9월 이혼 건수는 9137건이었으나 추석 직후인 10월에는 9972건, 11월에는 9915건으로 월 800건 가량 늘었다.
이은정 대구가정법원 공보판사는 "이혼 건수를 살펴보면 명절 연휴 전후로 이혼이 증가하는 경향이 포착돼 명절과 이혼간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명절 전후로 그 동안 축적돼온 부부갈등이 증폭돼 이혼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 공보판사는 "명절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만으로 이혼을 결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그동안 쌓여왔던 부부갈등이 명절 연휴 기간 예민해진 상태에서 증폭돼 이혼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명절 연휴 동안 불거지는 고부갈등과 집안 문제 등도 부부갈등을 심화시켜 이혼율 증가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구가정법원은 9월 추석 전후 11일부터 27일까지 부부상담 서비스를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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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사는 "이혼이 부부 당사자는 물론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이혼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