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연락 안 돼?" 꽃집 앞 상자 걷어찬 남성…무슨 죄 적용되나

"왜 연락 안 돼?" 꽃집 앞 상자 걷어찬 남성…무슨 죄 적용되나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5.11 15:58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화훼공판장을 찾은 시민들이 카네이션 등 꽃을 고르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화훼공판장을 찾은 시민들이 카네이션 등 꽃을 고르고 있다./사진=뉴스1

어버이날 여자친구가 예약한 꽃다발을 찾으러 온 남성이 약속 시간보다 일찍 아무도 없는 꽃집을 찾았다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난동을 부린 사건이 알려지면서 남성의 형사 처벌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영업 시작 전 아무도 없는 가게에서 벌어진 난동 행위는 상황에 따라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지만 업무방해죄 적용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꽃집에서 공개한 CCTV 영상이 화제가 됐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영업 시작 전 매장 앞에 놓인 상자를 발로 차는 모습이 담겼다. 약속 시작 전이고 매장이 아직 열기 전 시간이라 닫혀 있는 꽃집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업주 측은 해당 남성이 여자친구가 어버이날을 맞아 예약한 꽃다발을 찾으러 왔으며 예약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뒤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런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남성은 상자를 발로 차는 것 외에도 가게 측으로 연락해 여러 건의 부재중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우선 재물손괴죄 성립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다. 형법은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효용을 해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재물손괴죄에서 말하는 손괴는 반드시 영구적이거나 중대한 훼손일 필요는 없다. 일시적이거나 가벼운 손상이라도 재물의 효용을 침해하면 충분하다.

상자내 물품이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꽃처럼 외관 자체가 상품가치인 물건이 발길질로 변형되거나 상품성이 떨어졌다면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다. 사건은 CCTV 영상이 남아 있어 실제 행위와 당시 상황에 대한 입증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다만 업무방해죄 적용 여부를 두고는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 형법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일반적으로 매장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폭력적 행동으로 영업을 방해할 경우 업무방해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은 영업 시작 전 점주와 손님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진 행위라는 점이 변수다.

매장에서 손님이나 점주를 상대로 직접 난동을 부린 경우 업무방해죄가 인정될 수 있지만 매장 영업 전이라면 업무방해죄는 적용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계 또는 위력'이 행사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희봉 변호사(로피드 법률사무소)는 "예약된 꽃다발이나 꽃집의 물품 등이 훼손돼 결과적으로 영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볼 수는 있지만 업무방해죄는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이 행사됐는지가 핵심"이라며 "매장 영업 전 점주가 없는 상황에서 상자를 발로 차 물건을 훼손한 행위는 재물손괴죄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지만 점주의 영업 의사를 직접 제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워 업무방해죄 적용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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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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