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영화같은 '3각공조'로 퍽치기범 검거

[단독]영화같은 '3각공조'로 퍽치기범 검거

박소연 기자
2013.10.03 16:25

택시기사와 목격자, 경찰이 한밤중 영화 같은 '3각 공조' 추격으로 퍽치기범을 붙잡았다.

3일 오전 2시50분쯤 서울 중구 회현역 7번 출구 부근에서 술 취한 40대 남성이 '퍽치기'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퍽치기범은 남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쓰러지자 머리를 발로 걷어찬 후 지갑을 빼앗은 후 달아났다.

퍽치기범은 곧장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하지만 시민-기사-경찰의 삼각공조가 시작됐다. 목격자는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직접 택시를 추적해 택시 차량번호까지 확인해 경찰에 알렸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퍽치기범을 추격하면서 목격자가 알려온 차량번호를 토대로 택시회사를 확인, 택시기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했다.

경찰관은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듣기만 하라"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어 "시간을 끌면서 목적지 근처의 파출소나 경찰서로 향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기사는 친구와 대화하듯 차분하게 "지금 홍제동 쪽으로 가고 있어"라고 대답하고, 경찰관과 계속 통화하며 실시간으로 위치를 알렸다. 택시기사는 은평구 녹번파출소 앞에서 탑승한 퍽치기범에게 다른 이유를 둘러대고 차량을 세웠다. 기사는 차에서 내려 녹번파출소 소속 경찰관에게 퍽치기범의 신병을 인도해달라고 요청했다.

파출소의 경찰관이 체포하려 했지만 퍽치기범은 극구 혐의를 부인하며 저항했다. 경찰과 택시기사가 실랑이를 벌이며 시간을 끄는 사이 택시를 뒤쫓던 남대문경찰서 강력팀이 오전 3시10분 파출소에 도착했다. 택시를 뒤쫒은 지 불과 10~20분만이었다.

퍽치기범은 "왜 죄 없는 사람을 잡냐"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택시에 버리고 나온 지갑을 증거로 제시하자 비로소 범행을 시인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술에 취한 40대 남성을 퍽치기한 후 지갑을 빼앗은 혐의(강도)로 임모씨(4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임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이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절도 전과가 있는 임씨는 "생활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충동적으로 범행했다"며 "퍽치기는 처음"이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를 파출소에 세우면 범인이 도주했을 법도 한데 아마도 범인이 증거물인 지갑도 버리고 잡아떼면 괜찮을 거라 생각한 것 같다"며 "그 짧은 시간에 경찰이 뒤쫓았을 거라 상상도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택시기사가 놀라우리만큼 침착하게 대응해주고 목격자도 경찰과 잘 공조해줘 검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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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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