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악마의 유혹' ⑤] 친인척간 불륜 '죄질' 나빠 가중처벌도

# 20대 후반의 미혼 직장인 A씨(여)는 몇 년 전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30대 후반 사장을 언니에게 소개해줬다. 평소 예의바르고 넉넉한 인품의 사장에 호감을 갖고 있던 A씨는 언니와 사장의 관계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둘은 결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도 낳았다.
하지만 언니 부부의 사이가 멀어지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형부가 언니와의 문제를 A씨에게 상담해오기 시작한 것. 함께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둘은 지나치게 친밀해졌다. A씨와 형부는 서로 이성적인 감정을 품게 됐고, 결국 넘어서는 안 될 선까지 넘고 말았다.
불륜은 가족 밖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형부와 처제, 형수와 시동생, 심지어 처남의 부인 등 친인척 관계에서도 부적절한 관계가 맺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적지 않다. 친인척간의 불륜은 일반적인 불륜에 비해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이 클 뿐 아니라 가족의 해체까지 불러온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 배우자의 형제·자매에 느끼는 친밀함의 '덫'
2011년 영국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라이언 긱스(41)의 불륜사건은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긱스는 무려 8년 동안이나 동생의 아내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긱스는 동생의 아내가 임신하자 낙태를 종용하기까지 했다. 이를 알게 된 긱스의 동생은 자신의 형을 '벌레'라고 표현하며 "긱스가 성욕 때문에 내 인생을 망쳐놨다"고 비난했다.
친인척간의 불륜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친인척간의 불륜관계는 드문 일이 아니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은 "실제로 친인척간의 불륜관계로 인해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며 "당사자들이나 가족들이 이런 부적절한 관계를 수치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 알려지지 않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친한 지인에게 자신의 형제 또는 자매를 소개해줘 결혼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특히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결혼 전의 친분이 비뚤어진 친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친인척간 불륜이 발생할 경우 가족 관계가 복원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김 원장은 "이런 경우 서로 화해하고 다시 잘 사는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부부 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가족 전체가 풍비박산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지된 것'에 대한 열망,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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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사이에 불륜까지 치닫는 경우 대개 그 배경에는 '공통된 관심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배우자의 형제·자매와 속한 직종이나 연령대가 비슷할 경우 이를 계기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다가 어느 순간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친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친인척간의 불륜을 금지된 것에 대해 오히려 더 큰 열망을 느끼는 현상인 '칼리굴라' 효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는 1980년대 미국 보스턴에서 성적 묘사와 잔혹함을 이유로 영화 '칼리굴라'의 상영을 금지하자 오히려 영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진 현상을 말한다.
친인척 간의 불륜은 인륜적인 차원의 지탄 뿐 아니라 법적으로 가중처벌까지 불러올 수 있다. 법무법인 코리아의 박규철 변호사는 "실제로 친인척간의 간통을 가중 처벌한다는 법 규정은 없다"면서도 "피해자 입장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반인륜적인 범죄기 때문에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더 강하게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