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수색 중단된 사이 치매노인 사망

[단독] 경찰수색 중단된 사이 치매노인 사망

뉴스1 제공
2014.03.05 06:05

"실종신고도 했는데"…13일만에 방위사업청 텃밭서 주검으로

(서울=뉴스1) 전성무 기자,박응진 기자 =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80대 노인이 서울의 한 국가기관 내 텃밭에서 장기간 방치돼 있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들은 이 노인이 집을 나선 다음날 경찰에 실종신고까지 접수했지만 경찰은 수색을 이틀 만에 중단했고 노인은 결국 13일 뒤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새벽 2시45분쯤 용산구 용산동에 거주하는 장모(87)씨의 아들이 용산경찰서 소속 용중지구대를 찾아 장씨의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장씨는 오래전부터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였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기동타격대원 7명, 순찰차 3대에 나눠 탄 6명, 용산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 형사 14명 등 27명을 동원해 같은날 새벽 5시10분까지 2시간여 가량 장씨의 집 주변 1000여세대를 대상으로 수색을 벌였다.

다음날인 8일 낮부터 용산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은 용중지구대와 공동으로 장씨의 사진을 담은 전단지를 배포했다.

그러나 이후 경찰의 수색은 중단됐고 결국 장씨는 실종신고 접수 후 13일이 지난 뒤인 지난달 20일 낮 12시30분쯤 용산구 방위사업청사 내 텃밭에 쓰러져 숨진 채 방위사업청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뉴스1 취재결과 장씨의 집과 장씨가 숨진 방위사업청 텃밭과의 거리는 1km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부실수색 논란도 일고 있다.

치매환자는 보통 방향성이 없어 동선을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장씨의 경우 파킨슨병까지 앓고 있는 상태여서 한번 쓰러지면 자력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중병환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에 분포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돼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만성 퇴행성 질환이다.

이 때문에 실종신고 접수단계부터 장씨의 신체적 특성을 인지하고 있던 경찰이 소수인원만을 동원한 형식적인 수색이 아닌 대대적인 수색으로 전환했더라면 장씨의 사망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정이 이런데도 용산경찰서는 부실수색 의혹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는 커녕 상급기관인 서울지방경찰청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부검도 진행되지 않아 정확한 사인과 사망 추정시간도 밝혀지지 않은 채 장씨 사망사건은 검안의 소견대로 '질병에 의한 내인성 급사'로 단순 '병사(病死)' 처리됐다.

경찰은 또 장씨가 숨진 채 발견된 방위사업청을 방문해 출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까지 확인했지만 장씨가 출입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현장 확인도 없이 그대로 철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방위사업청은 군수품 조달 및 방위산업 육성 사업 등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지만 장씨가 어떻게 출입통제 지역에 들어가 숨진 채 발견됐는지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의 시신 부패 상태로 볼 때 발견 수일 전 이미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숨진 장소가 방사청 텃밭 비탈진 곳이라 발견하기 어려운 장소였고 휴대전화도 가지고 있지 않아 위치추적도 할 수 없어 수색에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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