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1차부검 "특이소견 없다"… 사고 원인 여전히 안갯속

송파 버스 사고 사흘째를 맞아 경찰이 사고현장 검증에 나서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날 사고버스 차량의 브레이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점검 결과가 나와 앞으로 경찰 수사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사고버스 회사 관계자와 버스 승객들을 소환해 사고에 대해 조사했다. 또 전날 우천 관계로 하지 못한 현장검증을 오전에 마무리했다.
또 사고 가해차량을 운전하다 사망한 염모씨(59)의 시신에 대한 1차 부검결과를 국과수에서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염씨 유가족 측은 부검의로부터 사망원인이 사고 충격으로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심장압박에 의한 사망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입증할만한 진술이나 증거가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2주 정도 뒤에 국과수에서 나온 분석 결과를 받아 수사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도로교통공단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버스회사 관계자 등 1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날 정오부터 4시간 가까이 경기도 광주시 한 공업사에서 사고 버스의 제동장치 이상 여부를 점검했다.
↑ 사고차량 옆차선에 서있던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화면. 이 2차 사고 후 버스는 3분간의 질주를 멈췄다.(추돌장면은 50초이후) /영상제공=송파경찰서
점검 결과 브레이크에는 이상이 없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업사 관계자는 "경찰과 국과수 사람들이 함께 바퀴 4개에 전달되는 제동여부를 점검해본 결과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이번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제동장치 작동 여부인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사고 가해차량은 지난해 3월 출고된 현대 에어로시티 압축천연가스(CNG) 저상버스 자동변속기 차량으로 사고 전날 받은 정기점검에서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버스차량이 급발진 가능성이 있는 자동변속기, CNG 모델로 알려지면서 급발진 의혹이 제기됐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버스는 급발진을 했더라도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속도가 늦춰진다"며 "다른 정황도 봐야겠지만 브레이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됐다면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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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사고 다음날인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운전기사가 불가피하게 제동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 진행 상황을 밝힌 적이 있다. 다만 사고 발생 1분 전에 버스에 달려있던 GPS(위성위치추적장치)가 꺼지고, 사고 버스에 탑승한 승객이 버스기사가 제동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처럼 보였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여전히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19일 밤 11시43분쯤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염씨가 몰던 3318번 버스가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 등 승용차량 3대를 연달아 부딪혔다. 1차 충돌에도 버스는 멈추지 않고 1.2km 정도의 거리를 계속 주행했다.
이어 3분 뒤인 11시46분쯤 신천동 송파구청 사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옆 차로의 택시와 승용차량 등 차량 5대를 스친 뒤 앞에 있던 30-1번 버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자 염씨와 30-1번 버스 승객 이모씨(19) 등 2명이 숨지고 1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