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5억 노역' 회장, 재판중 해외도피 길도 열려

'일당5억 노역' 회장, 재판중 해외도피 길도 열려

이태성 기자
2014.03.25 11:53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출국금지 해제된 후 뉴질랜드서 영주권 취득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400억원대 벌금과 세금을 미납한 혐의로 재판 중이던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해외로 도피할 수 있도록 한 사법당국에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25일 법원 등에 따르면 허 전회장은 2010년 1월21일 광주고법 항소심 선고공판이 끝난 다음날인 1월22일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검찰은 2007년 9월 허 전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그해 11월 허 전회장을 기소하며 출국금지를 해제해 허 전회장의 출국을 막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허 전회장이 재판 과정에서 사업차 10여차례나 출국했기 때문에 뉴질랜드로 가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허 전회장은 뉴질랜드로 출국한 뒤 4년간 돌아오지 않았다.

대법원에 따르면 형사사건 피고인의 출국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법무부의 권한이다. 검찰이 법원에 출국금지에 대한 의견을 조회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피고인이 출국해있는 기간동안 재판 일정이 있는지 여부 정도만 확인해 주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허 회장 측은 출국 후 4개월 뒤인 2010년 5월 법원에 출국허가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법무부는 2010년 5월 허 전회장에 대한 의견조회 공문을 보냈다. 당시는 이미 허 전회장에 대한 대법원 재판이 시작 된 후였다. 대법원에서 형사사건 피고인은 출석하지 않아도 재판 진행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이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1년 12월23일 대법원에서 허 전 회장의 형이 확정된 뒤 2012년 초 인터폴을 통해 청색수배(소재 및 신원 확인 등의 정보 제공 요청) 조치를 내렸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 허 전회장은 뉴질랜드에서 카지노 등에 출입하며 호화생활을 하다가 4년여만에 한국에 들어왔다. 인터폴 수배가 되기 전인 2010년 3월 허 전회장이 이미 뉴질랜드에서 영주권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유학원 관계자는 "뉴질랜드에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은 기술이민, 투자이민, 기업이민 등 여러가지가 있다"며 "허 회장은 투자이민 등의 방법을 통해 영주권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당시에 허 전회장이 수배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별다른 조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뉴질랜드 영주권자인 허 전회장을 강제구인할 수 있는 방안이 없었다. 검찰은 허 전회장에 대해 수차례 귀국을 종용했고 허 전회장은 자진 귀국했다.

한편 허 전회장은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의 형을 확정받았다. 법원은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노역 일당을 5억원으로 책정, 허 회장은 50여일간의 노역으로 벌금 250억원을 탕감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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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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