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천안함 이후 4년…우리는 무엇을 배웠나

[기자수첩]천안함 이후 4년…우리는 무엇을 배웠나

김훈남 기자
2014.05.08 10:35

부끄러운 고백으로 시작하려한다. 2010년 3월28일 천안함의 침몰소식에 찾은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처음 보도한 기사는 오보였다.

혈육을 바다에 남겨둔 가족들 사이에서 "OOO에게 전화가 왔다"는 고성이 나왔고, 급한 마음과 생존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그대로 속보로 전한 게 화근이었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소식과 함께 이 악몽이 떠올랐다. 아직 배를 탈출하지 못한 단원고 학생이 SNS를 통해 구조요청을 하고 있다는 보도다. 차라리 사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무색하게도, 한 초등학생의 장난으로 결론났다.

4년 전 오보는 보다 악의적이고 잔인하게 변했다. 교묘하게 사실을 가장한 문구와 SNS라는 편리한 미디어는 실종자 가족들의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칼을 벼려냈다.

유언비어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사고 수습능력은 4년 전에서 단 한걸음도 진화하지 못했다.

천안함 사건 당시 강한 조류로 구조와 수색작업에 애먹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재난 시 투입 가능한 잠수인력풀조차 관리하지도 못했고, 겨우 내놓은 대책이 '전국 잠수부 동원령'이다.

대책본부의 주먹구구식 잠수부 투입과 무리한 현장인력운용은 결국 민간잠수사 이광욱씨를 희생케 했다. 4년 전 무리한 수색 끝에 유명을 달리한 고 한주호 준위의 희생에서 배운 것은 아무것도 없는 모양이다.

세월호에 탄 탑승객과 구조인원, 실종인원을 추리는 능력은 되레 퇴보했다. 대책본부는 이름이 무색하게 사고 22일이 지나도록 구조자, 실종자 수조차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다.

곳곳에서 나오는 행정우선주의 행태, 현장실태 파악 부족 등은 피해 가족을 두 번 울리고 있다. 고 이광욱씨의 사고 소식에 달려온 유족들을 장례식장 대기실에서 7시간여 동안 기다리게 한 게 대표적인 예다.

현장에 있던 해경 관계자는 대기실에서 겨우 스물여섯걸음 떨어진 사무실에 모여, 안전행정부와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목포로 내려오기만 기다렸다. 유족에게 장례안내조차 할 만한 책임자가 없었단 얘기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라고 적혀있다. 우린 지금 4년 전을 되살고 있다. 4년 전 47명의 희생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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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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