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2020년 인구절벽 위기 온다]<2회>③ 카네코 류이치(金子隆一)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부소장 인터뷰

"일본의 저출산·고령화사회 진입은 오래 전부터 예상된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폐해가 닥칠 때까지 정부와 국민 모두 '나쁜 진실'을 외면해버려 오늘과 같은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가네코 류이치 부소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해 "일본 정부의 대응이 늦었을 뿐 아니라 안이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일본은 겨우 15년 사이에 세계 최고 저출산·고령화국가로 뛰어올랐지만 환경적인 급변상황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장기적인 안목에 근거한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인구감소 과정에 돌입했다"고 지적했다. 인구구조 급변시기에 일어난 잦은 권력교체는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 1990년 이후 일본 총리는 15번 바뀌며 평균 재임기간이 1년6개월에 불과했다.
가네코 부소장은 "많은 개혁을 단행했지만 전체적인 움직임이 둔했고 연계도 되지 않았다"며 "현재는 모든 정책이 재정난 탓에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의 실패사례에서 배워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일본보다 낮은 초저출산율을 고려하면 한국이 일본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30~40년 후면 한국이 일본의 고령화율을 따라잡을 것"이라며 "한국은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인구가 고령화하고 있어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더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생산가능인구가 줄기 시작하면 경제활동이 위축돼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무연금·무보험 상태에 놓인 노인들이 늘어나면 자살과 학대 등이 늘어나는 비극적인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가네코 부소장은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하나로 여성인력을 활용할 때 여성의 삶에 중점을 두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노동력 측면에서만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저출산은 인구 및 사회구조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해결의 열쇠를 쥔 건 바로 여성"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환경정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재원이 필요하겠지만 여성들이 일과 가정에서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여성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로 탈바꿈하기 위한 긴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는 아직 저출산·고령화에 잘 대처한 경험이 없다"며 "저출산·고령화에 초점을 맞춘 사회보장제도 정비, 국민 중심의 공평하고 공정한 사회가 아니면 역사적 변동을 헤쳐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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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문제연구소는 1996년에 설립돼 인구 및 가구동향을 파악하고 국내외 인구대책과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인구문제연구소는 연간 9억엔가량의 예산을 배정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