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수 서울청장 "감청 수사? 경찰관 통신윤리 꼭 지키겠다"

구은수 서울청장 "감청 수사? 경찰관 통신윤리 꼭 지키겠다"

대담=이승형 사회부장 기자, 정리=정영일 기자, 사진=임성균
2014.10.27 05:35

[머투초대석]취임 후 첫 언론사 인터뷰 "사이버검열 논란 관련법 개정 필요"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위 사진)은 지난 9월 1일 취임 이후 두달 가까운 시간동안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서울청의 업무현황 파악은 기본이고 지난 20일 국정감사, 21일 경찰의 날 행사 등 굵직한 '이벤트'도 치렀다. 1000만 시민의 안전을 책임질 서울 경찰의 총책임자로서 장단기적인 '밑그림'도 고민해야 했다.

지난 22일 집무실에서 만난 구은수 서울청장은 "요 며칠 워낙 바빠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도 아내가 도와줬을 정도"라며 멋쩍게 웃었다. 구 서울청창이 취임 이후 언론사 인터뷰에 나선 것은 머니투데이가 처음이다.

구 청장은 "사람들을 만나 '죄 지은 것도 없는데 경찰을 보면 왠지 무섭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송구스럽다"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근한 이웃같은 서울경찰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 청장에게 △사이버 사찰 논란 △집회·시위 문화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안전 △경찰 신뢰성 제고 방안 △서울경찰의 비전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소음 규제 관련 강화된 집시법 규정(도심권 기존 대비 5db 강화)이 시행됐다. 어떻게 운영을 할 것인가.

▶ 실제 국민들에게 피해를 많이 주는 것은 주택가 집회다. 기업에 조금만 불만을 가지고 있어도 그 회사 CEO 집 앞에 가서 확성기를 틀고 시위를 한다. 주택가라 소음 피해가 심각하다. 주택가 집회의 경우 집회 신고 수리 과정에서부터 확성기 사용여부와 확성기 종류 등에 대해 협의를 해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장소에 따라 탄력적 운영을 하겠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아무래도 자의적 운영에 대한 불만이 생기지 않겠나.

▶ 주택가에서 전기 확성기는 가능하면 제한을 한다는 방침이다. 꼭 필요하면 깔때기 등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워낙 조용한 곳이니 의사를 알리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일단 집회가 진행이 되면 현장에서 소음 규제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집회 신고 단계에서 주최하는 분들이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최근 카카오톡 등 사이버 검열 논란이 뜨겁다.

▶ 통신비밀보호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법대로 수사를 한 것이다. 불법 수사를 한 것이 아닌데도 이런 문제가 생겼다. 논란이 됐던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 일단 압수하고 보는 경찰의 저인망식 통신수사가 이번 논란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금은 통신사회다. 범인검거 및 혐의입증을 위한 통신수사도 증가추세다. 통신은 사생활의 영역이라 예민할 수밖에 없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최소한의 범위내에서 적법절차에 따라 통신수사하겠다. 사생활침해가 없도록 경찰관의 통신윤리도 준수하도록 하겠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높아졌다.

▶ 경찰 본연의 주된 업무는 범죄와 무질서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생활안전과 수사, 교통 등 각 기능별 역할과 경찰관서별 여건 등에 따라 다양하게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매월 16일을 '위기대응 점검의 날'로 지정해 각종 위기상황에 더욱 강한 서울경찰상을 확립해 나가고자 한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농성이 길어지고 있다. 대책은.

▶ 취임해보니 기본적으로 세월호 유가족 문제를 집회와 시위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기다리자고 했다. 자연스럽게 유가족과 시민들, 국민들이 공감하고 여야가 합의해 해결할 때까지 기다리자고 했다. 주변에 배치했던 경찰도 최소한의 인력만 남기고 빼라고 했다.

-유병언 전 회장의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신뢰에 많은 타격을 입었다.

▶ 변사체 처리 문제는 사실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과학수사팀 광역화 등 추진되고 있는 후속대책이 실효성 있게 운영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얼마전 경찰의 날 음악회 갔는데 젊은 초청 가수들이 나와서 인사할 때 '죄진 것도 없는데 경찰만 보면 무섭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며 웃기는 했지만 마음 한 구석은 씁쓸했다. 경찰에 대한 오랜 국민정서다. 경찰 스스로 자긍심을 높여 각종 의무위반도 감소시켜야 하고 내부의 잘못된 문화를 고쳐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동네조폭' 근절에 힘을 쏟고 있다.

▶ 2012년 추진했던 '주폭근절'과 같은 맥락이다. 시민과 서민들을 위해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다. 다만 실적 평가에 대해서는 조심하고 있다. 일선서간 경쟁이 붙으면작은 것을 크게 키우려고 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는데 절대 그러지 말라고 했다. 또 동네주폭이 처벌을 받고 복귀한 후에 보복범죄가 없도록 사후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시민안전을 위해 112 강화도 중요한 문제다.

▶ 서울경찰의 경우 강신명 청장 재직 시절 추진한 집중 대책으로 그간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관할과 기능의 칸막이를 상당부분 제거했다. 현재 서울경찰은 신속출동 다음단계인 '전략적 대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빨리 출동하는 데서 나아가 흉기난동의 경우 방검복을 착용케 하고, 진행 중인 강·절도는 경광등을 소등하고 은밀히 접근해 현장에서 검거케 하는 등 112 신고처리의 내실화에 힘쓰고 있다.

-최근 소방관 처우문제가 이슈가 많이 됐는데, 경찰도 마찬가지 문제가 있다.

▶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문제는 있다. 경찰은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대표적 공안직인데 공무원 보수체계 상에서는 특정직으로 분류가 되고 있다. 공안직은 고생한다고 보수체계가 높은데 경찰은 그렇지 못하다. 얼마전에도 인천 아시안 게임이 끝난 후에도 경찰은 수당을 못 받았다. 무한봉사를 요구하는 분위기만으로는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대국민서비스의 질과도 관계가 있는 문제다.

▶ 평소 일손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민원처리를 성심성의껏 못해도 마음자세만이라도 반듯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해 왔다. 가령 어떤 경찰이 좀도둑이 든 집에 가서 '문단속을 왜 이렇게 허술하게했냐' '이런 도둑은 못잡는다'는 말을 하면 피해자 분 마음에 두 번 상처를 주게 된다. 최소한 '저희가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이런 자세로 임해야 한다.

-최근 경찰의 날(10월21일)이 있었다. 경찰의 오랜 숙원 중 하나인 수사권 독립에 대한 입장은?

▶ 수사권은 수사기관의 권리가 아니라 공정하고 공평한 수사를 받을 국민의 권리다. 국민의 편익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더 이상 수사권이 경찰과 검찰간의 권력 다툼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어느 조직의 권력을 확대시켜주는 권리라는 관점 또한 위험하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의 편익 증진과 인권 보호, 효율적이고 책임있는 수사를 위해 수사권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경찰과 검찰간에 합리적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임기 중 목표가 있다면.

▶'동네조폭''4대악 근절' 등 경찰 전체가 역량을 모아야 할 대형 치안이슈 외에는 각 기능과 관서별로 서울시민들께서 '손톱 밑 가시'처럼 여기는 시급한 현안을 목표로 선정해 힘 있게 추진토록 지시하고 독려하는 것이 청장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대표적인 것이 동대문시장 일대 짝퉁 노점상 단속이다. 국감 이후 각 기능과 관서별로 국민 안전의 위협 요소를 찾아 역점 추진과제를 발굴해 그 이행 계획을 세우는 데 힘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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