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종전 합헌 결정 이전에 간통행위 있었다면 구제 힘들수도"
헌법재판소가 간통죄 처벌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하면서 간통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400여명의 사람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재심 청구 등을 통해 구제를 받을 대상의 범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혼란이 예상된다.
헌법재판소는 26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의정부지법과 수원지법이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와 상간한 자도 같다'고 규정하고 있는 형법 241조 1항에 대해 낸 위헌법률심판 사건 등에 대해 위헌 결정했다.
헌재법 47조에 따르면 '종전 합헌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까지 소급해 위헌 법률 조항의 효력이 상실된다. 가장 최근 헌재의 간통죄 합헌 결정이 있었던 2008년 10월30일 이후 기소돼 형이 확정된 사람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간통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466명은 재심 청구 등을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2008년 10월30일 이전에 기소가 되고 그 이후 형이 확정된 사람들이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형법의 처벌 대상은 범죄 행위 시 유효한 처벌규정이 있었느냐를 고려해야 한다"며 "2008년 헌재의 간통 합헌 결정이 있기 전 간통 행위가 있었다면 구제를 받기 힘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 등의 판결이 나와야 확정될 문제"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08년 1월 간통 혐의로 기소돼 같은해 12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배우 옥소리씨의 경우 재심 청구는 가능하지만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는 미지수다. 법원은 재심청구 자격이 있는지에 따라 각하결정이나 인용결정을 내리게 된다. 재심 청구 자격이 없다고 판단되면 각하 결정이 내려진다. 반대로 인용결정이 내려지면 재판이 다시 진행돼 무죄가 선고될 수 있다.
만약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공소 자체가 취소된다. 최근 이혼 소송 중인 부인에 의해 간통 혐의로 고소된 것으로 알려진 방송인 탁재훈씨나 혼외자 출생을 이유로 고소된 김주하 기자의 전남편 등의 공소는 취소될 전망이다. 대신 민사상 정신적 손해배상 의무만 남게 된다.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거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으면 형사보상금도 청구할 수 있다.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재심에 의해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구금일수에 따라 개인별로 최저임금에 따른 하루치 급여 이상의 보상급을 지급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