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3차 감염이 확인되고 의심환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자가(자택)격리 대상자에 대한 관리체계에 구멍이 뚫리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그동안 당국은 확진을 받은 격리환자와 접촉했거나 발열이나 두통 등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하루에 2~3번 가량 전화통화를 통해 체온과 상태, 호흡곤란 등을 증상을 확인한다.
원칙적으론 자가격리 대상자로 지정될 경우 메르스 잠복기인 14일이 지날 때까지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다. 강남의 한 보건소의 경우 매일 3차례(오전 10시, 오후3시, 오후 5시)에 유선 체크를 통해 증상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전화확인 이외에도 스스로 이상을 느끼거나 체온이 37.5도를 넘는 등 의심증상이 발생할 경우 지정병원으로 이송하도록 돼 있다.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준수 사항은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 △가족·동거인 등과 2m내 접촉금지 △개인 식기류 등 전용물품 사용 △건강상태 매일 확인 등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자택에서 제대로 지키기란 쉽지 않다. 자가 격리 대상자가 자택을 벗어나도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법(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그친다.
실제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격리 중이던 50대 여성(51)이 지난 2일 오전 자택을 벗어나 전북 고창의 한 골프장에서 일행 15명과 라운딩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1차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긴 했으나 격리조치가 해제된 상탠 아니었다.
보건당국은 A씨가 2일 오전 통화 이후 전화를 받지 않고 집에도 없자 경찰에 위치추적을 의뢰했다. 경찰수색으로 A씨는 이 날 오후 9시쯤 구급차편으로 서울 자택으로 귀가했다.
시설 격리 대상자가 "집에 있고 싶다"는 이유로 격리를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서울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서울 질병관리본부의 추적조사 결과 메르스 확진환자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시설격리 대상으로 분류된 A씨가 시설 입소를 거부하고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역 한 보건소 관계자는 "A씨는 메르스 확진 환자와 근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공익을 위해서도 격리대상으로 분류됐는데 집에 있고 싶다고 해서 본인 뜻에 따라 집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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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은 매일 유선 모니터링을 통해 무단외출 등도 확인하고 있지만 한정된 인력으로 다수의 환자들을 완벽히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고 설명한다. 보건당국은 이에 관할 경찰서의 협조를 받는 체계를 구축했다.
자가격리와 관련해 대상자의 상태 파악도 전문가가 아닌 자가진단에만 의존해야 하는 점도 문제다. 대상자의 컨디션에 따라 판단이 달라 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정확한 체크도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대다수 대상자들이 본인 뿐 아니라 가족 등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생활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편"이라며 "현실적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격리대상자를 보건소 인력만으로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오후 12시 현재 메르스 감염의심자는 398명이며 99명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 중이다. 메르스 의심 관련 격리자는 1364명으로 이중 자택에 격리된 사람이 1261명, 기관에 격리된 사람은 103명이다. 16번째 환자(40)를 통한 3차 감염자도 3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환자 스스로 중증도를 모르는 상황에서 의료진의 지침 없이 자택에 격리하는 것은 다소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염환자 인적사항이나 병원 등을 공개해 확산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급속히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부의 힘만으로 전염병을 관리하기는 쉽지 않은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인이 스스로 병을 진단하고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선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데 직접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