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와 '찌라시' 사이에 놓인 국민들

[기자수첩] 정부와 '찌라시' 사이에 놓인 국민들

이재윤 기자
2015.06.09 15:31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도대체 뭐가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정부 발표를 믿어야 할지 아니면 찌라시를 믿어야 할지도 판단이 안 선다. 기자니까 내용을 좀 더 잘 알 것 같은데 어떤 게 맞는 말인지 알려 달라."

최근 취재를 위해 만나는 취재원들이 기자에게 꼭 한 번씩은 하는 질문이다. 지인들은 스마트폰 메신저 등으로 일명 '찌라시' 내용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들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하고 자신의 추측이 맞을지 묻기도 한다.

이들은 대중에 공개되지 않고 기자들에게만 알려주는 정보나 정확한 의학정보를 비롯해 취재 뒷얘기 등을 기대하면서 내심 불안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한 취재원은 "무엇보다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찌라시를 믿을 수도 없지 않느냐"며 "도대체 어떤 정보를 신뢰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대답을 하기 위해 기자가 정부 발표를 인용하기라도 하면 "믿을 수 있냐"는 질문이 돌아온다. 정부는 메르스 초기 전염성이 낮아 확산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9일 현재 확진된 감염자만 90여명에 달하고 사망자는 7명이나 된다.

초기 대응 이후에도 병원을 공개하지 않고 급속히 늘어나는 메르스 감염자 확산도 막지 못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병원명단을 공개하는 과정에서도 지역명이 틀리는 등의 실수도 신뢰를 떨어뜨리기 충분했다.

정부의 '헛발질'이 계속되면서 대한민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메르스 발병국 세계 2위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일본과 중국, 홍콩 등 주변국들은 한국방문을 자제하고 있다.

평소 같으면 관광객으로 붐빌 서울 명동과 강남 등도 한산한 분위기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리얼미터)에서 응답자 68.3%는 "정부의 메르스 관리대책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구멍 뚫린 보건당국의 대처로 1차적인 책임이 큰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방역에 구멍은 있었지만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내놓으며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국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국민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정부가 이 같은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선 책임 있는 언행과 발 빠른 대응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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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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