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이 또 온다, 포스코 비리 수사 '본류' 들어서나

'형님'이 또 온다, 포스코 비리 수사 '본류' 들어서나

양성희 기자
2015.10.01 06:08

[기자수첩]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80)에 대한 소환조사를 기점으로 포스코 비리 의혹 수사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정관계 유착을 바탕으로 이어진 포스코의 비리 행태가 검찰 수사를 계기로 어느 정도 근절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전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는 다음주 중으로 점쳐진다. 검찰은 10월 안에 막대한 숙제를 풀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검찰은 포스코 수사 장기화에 대한 비판 여론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이 전 의원을 시작으로 전 정권 실세들의 소환도 예상된다.

이들의 검찰 출석은 수사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의혹을 밝혀내는 것에 더해 포스코 수사는 뿌리 깊은 비리 행태를 바로잡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포스코 비리는 그룹 내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지역구를 기반으로 하는 정관계 인사들과의 연결고리를 맺고 있는 구조다. 특히 포항 등 경북 지역에 연고를 둔 유력 정치인들인 '영포라인'이 협력업체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방식으로 빚어낸 각종 비리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포스코가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 전 정권 실세들이 관여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이 전 의원은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과의 거래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협력업체 티엠테크가 일감을 몰아받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가로 티엠테크 실소유주 박모씨가 따로 챙긴 회사 수익의 일부를 건네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티엠테크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닌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의 협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수사 상황과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에 대한 네차례 소환조사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대부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의 검찰 출석은 3년여 만이다. 이 전 의원은 2012년 7월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의 형이 구속된 사례를 남겼다.

밑바닥을 폭넓게 훑은 포스코 수사가 반년 만에 본류로 들어섰다. 지난 9월1일 "부정부패 척결은 검찰의 존재 이유이자 최고 임무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사정(司正) 정국 2라운드를 예고한 김현웅 법무부장관의 주문이 헛된 이야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특수 수사 역량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을 의식하고 '특수통(通)' 검사를 보강하는 등 만반의 준비에 나선 검찰이 '용두사미' 지적을 받았던 지난 수사를 만회할 수 있기를, 한때 '국민 기업'으로 불렸으나 검찰 수사로 체면을 구긴 포스코가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