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24일만에 '조계사 밖으로'… "내일 영장" 소요죄 적용될까

한상균, 24일만에 '조계사 밖으로'… "내일 영장" 소요죄 적용될까

신희은 기자, 김종훈 기자, 김민중 기자
2015.12.10 16:29

(종합)한상균 "노동개악 저지 투쟁 계속, 16일 총파업"…경찰 "법률전문팀서 소요죄 검토"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 수배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자진출두를 위해 도법스님과 함께 관음전을 나서고 있다.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 수배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자진출두를 위해 도법스님과 함께 관음전을 나서고 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 은신 24일 만에 경찰에 자진출두했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호송해 불법·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 등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특히 경찰은 폭력시위로 번진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한 위원장이 조직적으로 이끌었다는 판단 아래 소요죄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24분쯤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에서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1차 민중총궐기 직후 조계사로 은신한 후 24일만에 스스로 밖으로 걸어 나왔다.

한 위원장은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과 함께 대웅전에 들어가 절을 올린 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이동,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면담했다.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도법 스님과 일주문을 거쳐 조계사 밖으로 나왔고, 경찰 호송차에 올라탔다. 경찰은 즉각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해 남대문서로 이송했다.

한 위원장은 자진출두 직전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저임금 체계를 만들고 해고를 쉽게 할 수 있어야 기업과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위원장을 구속하고 민주노총에 대한 사상 유례없는 탄압을 한다 해도 노동개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6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총궐기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경찰이 자승 스님의 요구를 받아들여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강제집행을 이날 정오까지 연기하자, 민주노총은 한밤 비공개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한 위원장의 자진출두를 결정했다. 전날 오후 경찰이 관음전을 봉쇄한 상태에서 출입문을 열고 한 위원장 검거 직전까지 간 상황에서 더 이상 조계종 측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기 어렵고 강제 연행을 피할 수도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한 위원장 구속에도 정부·여당의 '노동개악' 법안 통과 추진이 중단되지 않으면 16일로 예고한 총파업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남대문서로 호송해 이날 오후부터 범죄사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구속영장은 이르면 11일 오후쯤 신청할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4월18일 '세월호 1주기 범국민대회'와 5월1일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지난달 14일 '민중총궐기 대회' 등 집회에서 불법·폭력시위를 벌인 혐의(일반교통방해, 해산명령불응, 집회자준수사항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주최자준수사항위반 등)를 받고 있다.

경찰은 특히 민중총궐기 대회와 관련해서만 한 위원장에 금지통고 집회 주최, 일반교통방해, 해산명령불응,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용건물손상 혐의 등을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 내부에 법률 분석팀을 꾸려 추가로 형법상 소요죄 적용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해 폭행·협박 또는 손괴 행위를 했을 때 성립하는 죄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중총궐기 대회를 불법·폭력시위로 이끈 한상균이 소요죄 적용의 주된 대상"이라며 "적용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 위원장에 대해 실제 소요죄 적용이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쇠파이프나 각목 등이 등장하는 등의 양상이 소요죄 적용 범주에 해당된다는 해석이 있는 반면, 검·경이 불법·폭력시위를 엄단한다는 명분 하에 무리하게 꺼내든 카드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문무 소속 김숙희 변호사는 "소요죄 구성요건은 다중이 집합해 폭행이나 협박, 손괴를 해야 하는데 한 위원장의 경우 소요죄 적용이 가능해 보인다"며 "다만 판례에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라는 부분이 있는데, 평온을 해하지 않았을지라도 해할 위험을 가한 정도에 적용이 가능한지 등 해석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소요죄는 일정한 지역의 법질서와 평온을 완전히 훼손시켜야 하는데 지난달 14일에는 시위대와 경찰 사이 지점에서만 충돌이 발생했고 시민들은 일상적인 활동을 했다"며 "검·경이 이번 집회·시위를 '폭동'으로 보고 소요죄를 적용하겠다는 것인데, 과거 1990년대 화염병·쇠파이프·각목 등이 등장하고 파출소를 불태운 집회의 판례에서도 소요죄는 적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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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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