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리포트] '18년 6월까지 한시법…채권자협의회 구성 및 적용기업, 반대매수가격 등 구체화

지난달 말 국내기업의 구조조정을 관할하는 3대 법 중 하나인 기촉법(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의 시행령이 마련되며 대강이 잡혀가고 있다. 파산·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을 관할하는 통합도산법과 정상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규율하는 원샷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과 달리 기촉법은 부실징후 기업의 구조조정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이미 상시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통합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과 달리 원샷법과 기촉법은 각각 3년, 2년의 기한을 가진 한시법이다. 그럼에도 정상기업에서부터 회생·파산에 이르는 기업생애 전 과정을 규율하는 법 체계가 갖춰졌다는 의의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평가다.
이 중 기촉법은 2001년 처음 입법된 이래 수차례의 공백기간과 일몰연장 등을 통해 15년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기관 등 금융채권자 주도로 진행하는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워크아웃'의 근거법이 바로 기촉법이다. 올해 3월 재입법 과정을 통해 새로 만들어진 기촉법은 상시법제화를 요구하는 일각의 의견과 달리 이번에도 한시법으로 제정됐으나 새로운 장치들을 다수 도입해 기존 기촉법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부분이 기촉법 적용대상이 대폭 확대된 부분이다. 이전 기촉법은 신용공여액(보증이나 대출 등) 500억원 이상 대기업을 적용대상으로 했으나 새 기촉법은 이 기준을 없앴다. 또 다른 특징은 금융채권자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 부분이다. 구조조정을 주도할 채권자의 범위가 확대된 점도 새 기촉법의 특징이다. 종전 기촉법은 채권금융기관만 워크아웃 과정의 채권자로 인정한 반면 새 기촉법은 공모채, 비협약채권 보유자 등 원칙적으로 모든 금융채권자를 채권자로 지정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해관계자 범위를 대폭 확대한 점은 외견상으로는 보호대상 투자자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데다 보다 많은 기업이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해관계자 수가 많아질수록 합의를 도출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새 기촉법이 되레 '신속한 구조조정을 도모한다'는 법 제정취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말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된 기촉법 시행령은 이같은 전문가들의 우려를 대폭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태평양에 따르면 법에서는 기촉법 시행대상 기업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았으나 시행령은 신용공여액이 50억원 미만이거나 법정관리·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등 사유로 신용위험평가를 받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법 적용을 배제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채권자 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돼 채권자집회 등의 워크아웃 절차가 지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정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기촉법 9조도 금융채권액 기준 1% 미만(2인 이상의 소액채권자일 경우에는 5% 이하)인 이들을 협의회 구성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한 바 있으나 시행령 7조는 주채권은행의 판단에 의해 협의회에서 배제할 채권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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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구조조정 과정에 간여할 채권자가 늘어나게 되는 만큼 협의회 소집 등에 있어서도 기한이 다소 연장됐다. 종전 기촉법은 1차 협의회 소집 통보일로부터 회의 개최일까지 시한을 3일에서 7일까지로 한정했으나 새 기촉법 시행령은 이를 14일로 늘렸다. 공동관리절차에 참여할 채권단 구성을 의결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 이 기한은 28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후 협의회를 소집하기 위해서도 통보일부터 개최일까지 최소 5~10일의 기한을 두도록 했다. 종전 기촉법이 이 기간을 사안에 따라 3~7일로 정한 데 비해 다소 늘어났다.
이와 함께 법은 주채권은행으로 하여금 거래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하고 있는데 시행령은 해당 신용위험평가의 주기를 매년 1회 또는 필요시 수시로 실시할 것을 규정했다. 신용위험평가에 이의를 제기하고자 하는 기업에는 채무상환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토록 했다.
이외에 시행령은 그간 워크아웃 진행과정에 반대하는 채권자들의 채권매수가격을 산정할 때 실무적으로 고려돼 온 채권의 종류, 성격 및 범위, 해당기업의 자산과 부채의 종류, 기타 금융위원회가 채권의 공정가치 산정을 위해 고시하는 사항 등을 고려토록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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