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값 대납·사법부 사찰'… 특검 수사 선상 오를 것으로 보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살펴봐야 할 사안들이 점차 늘어나는 모양새다. 국회 청문회에서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정농단 파문의 두 주인공인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60·구속기소) 등에 대해 최근 새롭게 제기된 의혹들 중 가장 구체적이고 입증 가능성이 높은 것은 최씨가 박 대통령의 옷값 등을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40)는 지난 7일 진행된 청문회에서 "최씨의 지시로 박 대통령의 옷과 가방을 만들었고, 4500만원 상당의 물건값도 최씨가 냈다"고 폭로했다.
만약 고 전 이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이 최씨의 부탁을 받고 그가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의혹은 이미 검찰 공소장 등을 통해 상당 부분 드러난 상태다. 최씨가 모종의 '대가'를 바라고 옷값 상당의 뇌물을 공여했고,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씨를 통해 구입한 옷 등은 대통령이 비용을 모두 지급했고, 최씨가 대납한 돈은 없다는 것이다. 이에 특검은 기본적 사실관계부터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고 전 이사에 대한 조사 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진행된 청문회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도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와 최씨가 다니던 단골 병원 김영재 원장은 인적사항을 적지 않고 청와대에 출입한 '보안손님'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자문의는 청와대 관저에서 주치의 배석 없이 대통령을 단독 진료한 적이 있고 허가 없이 외부에서 약품을 가져갔다고 시인했다. 김 원장 역시 대통령에게 피부 트러블이 있는 경우 등에 청와대에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정황들은 특검팀이 중점 수사대상으로 지목한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푸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성형 시술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태다. 세월호 참사 4주 뒤 박 대통령의 입가에 피멍이 든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 같은 의심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다만 전날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들이 모두 성형 시술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하면서 제3의 의료진이 시술을 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청와대의 사법부 사찰 의혹도 논란거리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61)은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청와대가 양승태 대법원장 등을 사찰했다고 폭로했다. 양 대법원장의 일과를 낱낱이 사찰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조 전 사장은 "2014년 최성준 춘천지법원장 사찰문건도 있다"며 "부장판사 이상 사법부 모든 간부를 사찰한 증거다. 헌정질서를 문란하게 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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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청와대가 양 대법원장 등을 실제로 사찰했다면 이는 헌법이 정하고 있는 삼권분립 체제를 무시한 처사다. 사찰 과정에서 도·감청이나 건조물 침입 등 위법 행위가 있었다면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또 누군가의 지시로 공무원들이 자신 본연의 직무가 아닌 사찰에 동원됐다면, 사찰을 지시한 사람은 직권남용죄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한편 박영수 특검팀은 청문회 등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의혹들을 계속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청문회에서 언급되는 내용 등을 모두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특검팀은 청문회 증인들의 진술이 위증에 해당되는지 여부 등도 심도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