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구속]구속되자 지지자들 '망연자실'…4년전 환호속 떠나 靑 입성 때와 딴판

청와대 입성과 구치소행. 한번은 영광이었고 한번은 굴욕이었다. 4년 만에 주인을 또 다시 떠나보낸 서울 삼성동 자택은 그때와는 딴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이 결정된 31일 새벽. 서울 삼성동 자택에는 적막 속에 침울함이 감돌았다. 밤을 꼬박 샌 지지자 5~6명만 자리를 지킬 뿐이다. 하나같이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박 전 대통령 구속' 속보가 전해지자 모두 놀란 기색이다가 이내 고개를 떨궜다. 깊은 한숨과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구속이 웬 말이냐" "헌재(헌법재판소)도 검찰도 법원도 모두 빨갱이다" 등 원색적인 비난도 뱉었다. 전날 자택 주변으로 빼곡히 흩날리던 태극기는 이제 들고 있을 힘마저도 없는지 맥없이 땅바닥 아래로 떨어졌다.
격앙된 모습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 팬클럽인 '근혜동산' 회원들은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주복 근혜동산 중앙회장은 자택 앞에서 삭발한 뒤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김 회장은 "사랑하는 대통령께서 말도 안되는 구속을 당하셨다"며 "삭발로 부당함을 알린다"고 밝혔다.
자칫 먼 길이 될 수도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전날 외출에는 많은 지지자들이 모여 함께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한 2013년 2월25일 이후 4년1개월 여만의 배웅이었다.
두 번 모두 태극기가 휘날렸지만 의미는 달랐다. 분위기도 외침도 정반대였다. 2013년 많은 지지자들의 응원과 격려 속에 웃으며 자택을 떠난 박 전 대통령은 이번에는 탄식과 침통 속에 덤덤한 표정으로 자택을 나섰다. 그리고 주인이 떠난 자리에는 환호와 희망 대신 침통만이 남았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주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건 헌정 사상 3번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부로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된 채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4시29분 검찰 차량을 타고 서울구치소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