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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작을 위해 민간인으로 구성한 '사이버 외곽팀'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국고인 국가정보원 예산에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 전 국정원장(66)과 이종명 전 국정원 차장(60),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59)이 법정에 함께 서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는 18일 오전 국고손실 등 혐의를 받는 원 전 원장, 이 전 차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번 사건은 민 전 전단장 사건의 내용과 기간이 조금 다른 것 외에는 공소사실이 거의 일치한다"며 "피고인들의 재판과 병합해 심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은 본안 재판과 달리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할 필요가 없음에도 이 전 차장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 전 원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원 전 원장은 2010~2012년 기간 동안 국정원 심리전단 활동을 돕기 위한 사이버 외곽팀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예산 65억원을 지급, 국고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차장과 민 전 전단장도 이같은 과정에서 각각 48억원, 52억원의 국고손실을 초래한 이들로 지목됐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국정원의 회계관리를 비롯한 제반 업무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국고손실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국고손실죄는 '신분범'으로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규정을 위반했을 때 성립하는 죄목이다. 원 전 원장이 신분범으로 지목된 것에 비해 이 전 차장과 민 전 전단장은 원 전 원장의 공범격으로 기소됐다.
이날 준비기일에서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기록을 검토해봐야 구체화할 수 있겠지만 피고인 측은 사실관계 자체를 다투려고 한다"며 공소사실 전반에 대해 부인하는 전략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전 차장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에 있어서 이번 사건은 국정원장과 차장, 단장 등의 행위가 마치 범죄집단의 범행인 것처럼 구성돼 있다"며 "공소 취지 자체를 부인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 "법리적으로 이 전 차장이 '회계담당자'가 아니고 공모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툴 것"이라며 "국정원 차장이라는 지위에서 당시 혐의사실이 위법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원 전 원장, 이 전 차장 재판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내년 1월16일 오전 한 차례 더 열고 절차상 쟁점을 정리한 후 곧 본안심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