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경찰대생 상대 설문조사 … '폐지론'에 무게 실리나

경찰대 진학 이유로 '병역의무 대체' 혜택을 1순위(복수응답 기준)로 꼽은 경찰대생이 5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병역 혜택이 없다면 경찰대에 오지 않았을 거라고 답한 학생들도 10명 중 6명이 넘었다.
20일 경찰대에 따르면 경찰대 산하 치안정책연구소는 지난해 9월11일부터 28일까지 경찰대학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는 경찰대학생 414명 중 391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경찰대 진학 동기 1순위로 '경찰공무원이 되고 싶어서'(42.7%) 항목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뒤이어 △학비 면제 등 경제적 혜택(30.9%) △기동경찰부대 소대장 근무로 병역의무를 대체(20.2%) △졸업 후 경위 계급으로 임용(5.1%) 등을 꼽았다.
이 중 응답률이 5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항목이 병역의무 대체다. 2012년 같은 조사에서 병역 대체 복무를 진학 동기 1순위로 꼽은 학생은 10.7%였다. 병역의무 혜택이 없다면 경찰대학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학생도 2012년 59.7%에서 2017년 62.8%로 늘었다.
반면 진학 동기 1순위로 '경찰공무원이 되고 싶어서'라고 답한 학생은 43.4%에서 42.7%로 소폭 하락했다.
학비 면제 때문에 경찰대 진학을 택한 학생은 줄어들었다. 경제적 혜택이 없을 경우 진학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학생은 2012년 49%에서 2017년 38.6%로 줄었다.
반면 곧바로 경위로 임용되는 혜택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호도가 높았다. 경위 임용 혜택이 없을 경우 경찰대에 입학하지 않았을 것이라 응답한 학생은 2012년 83.3%, 2017년 83.1%로 비슷했다. 경찰 계급은 △치안총감△치안정감 △치안감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 △경사 △경장 △순경 등 총 11개 계급으로 나뉜다.
한 경찰대 출신 현직 경찰관(경정)은 "경찰의 비전이나 미래 등 발전적 유인들이 줄다 보니 병역문제나 경위 임용 등의 현실적 요인들이 주요한 진학 동기가 되는 것 같다"며 "경찰대 폐지론자들의 말처럼 경찰대가 이제는 사회적 소임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사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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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경찰을 양성하기 위해 1981년 설립된 경찰대는 "졸업과 동시에 아무런 인증절차 없이 경위로 입직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폐지론에 시달려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찰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또 다른 경찰대 출신 법조인은 "최근 경찰대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각종 사교육을 받고 오는 소위 '금수저' 출신들이 많다"며 "학비 혜택에 대한 유인이 줄어들면서 병역 특혜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학 동기 1순위로 대체 복무를 꼽은 학생이 늘어난 데 대해 경찰대 관계자는 "2012년 조사 때는 선택지가 총 7개로 이번 조사보다 1개('적성에 맞아서')가 더 많아 단순 비교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경찰대 진학 시 고려했던 점을 묻는 또 다른 문항에서는 대체 복무를 선택한 학생이 18.7%(2012년)에서 21.5%(2017년)로 늘어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