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국과수, '한국판 CSI' 법과학감정실 설치

[단독]경찰-국과수, '한국판 CSI' 법과학감정실 설치

최민지 기자
2018.10.21 06:23

경찰청, 경기남부·전북부터 단계적 신설…국과수, 바로 현장 투입 '협업 강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소방·경찰·한국전기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12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청도용암온천 화재 현장에서 감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과수에서는 대형 사건이 일어날 경우 경찰과 함께 합동 감식에 나선다. 하지만 대부분은 경찰이 요청한 후에도 일정 시일이 지나야 현장 감식을 한다. 앞선 감정 요청 건들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요한 증거를 채취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스1
국립과학수사연구원·소방·경찰·한국전기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12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청도용암온천 화재 현장에서 감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과수에서는 대형 사건이 일어날 경우 경찰과 함께 합동 감식에 나선다. 하지만 대부분은 경찰이 요청한 후에도 일정 시일이 지나야 현장 감식을 한다. 앞선 감정 요청 건들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요한 증거를 채취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스1

경찰이 과학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법과학감정실'을 최초로 설치한다. 증거물 채취부터 분석까지 한 곳에서 해결하는 종합 증거 분석 시스템을 갖춘다는 취지다. 인기를 끈 미국 범죄수사드라마 'CSI'시리즈의 과학수사연구소 같은 곳이 경찰 내에 생기는 셈이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내년부터 국과수가 설치되지 않은 11개 시·도중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북경찰청 2곳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법과학감정실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기획재정부와 관련 예산 문제를 협의한 뒤 국회 예산심의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법과학감정실은 경찰청과 국과수가 합동 운영하는 방식이다. 개별 법과학감정실에는 경찰(과학수사요원)과 국과수 연구원이 각각 10여명 내외로 투입될 예정이다. 경찰이 국과수와 함께 증거물을 감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국과수는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경찰청과 별개 기관이다.

경찰은 과학수사의 중요한 두 축인 경찰과 국과수 연구원이 법과학감정실에 함께 근무하면서 증거 분석 협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법과학감정실이 설치되면 경찰이 요청할 경우 국과수 연구원도 곧바로 현장에 나가 증거물 채취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다. 기존엔 경찰이 현장에서 증거를 채취한 후 따로 분류한 증거물만 택배나 인편으로 국과수에 송부해 분석을 의뢰하는 방식이었다.

이밖에 경찰이 해오던 지문·혈흔감정, 영상분석 등과 국과수가 했던 DNA(유전자 정보) 감정, 혈중 알코올 농도나 독극물 분석 등의 결과가 즉각 연계되지 않았던 불편함도 해소될 전망이다. 예컨대 미국드라마 CSI에서처럼 현장에서 채취한 증거 한 점에서 나온 혈흔과 독극물을 경찰과 과학자가 동시에 분석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과수 감정 업무의 약 96%가 경찰 의뢰 사건인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추가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며 "법과학감정실이 설치되면 증거물을 송부하는 과정에서 훼손될 우려가 없어지고 감정에 걸리는 기간도 기존의 2주 이상에서 1주 이내로 축소되는 등 과학수사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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