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는 10대 불량 청소년? 30~40대 가장 많아

미혼모는 10대 불량 청소년? 30~40대 가장 많아

최동수 기자
2018.10.28 18:20

[낙태, 죄와 벌③]미혼모와 편견, 10명중 8명 "아이 양육에 부정적 얘기 들어"

[편집자주] 대한민국에서 신체건장한 여성의 낙태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낙태는 현행법 위반이다. 하지만 출산 역시 선택하기 어려운 답이다. 특히 미혼 여성은 낙인이 찍혀 사회 밖으로 내몰리는 분위기다. 장기 공백을 마무리하고 완전체를 이룬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 여부 판단을 앞두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낙태죄 이슈와 직결되는 미혼모 문제를 조명해 사법부의 판단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우리 사회 현실을 짚어봤다.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우리 사회에 고착화 돼 있다. 아직도 미혼모라고 하면 '무책임한 10대 불량 청소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잖다.

하지만 지난해 통계청의 '연령별 미혼모 현황'에 따르면 전체 2만2065명 가운데 20세 미만은 377명으로 1.7%에 불과하다.

실제 미혼모는 30~40대가 1만5115명으로 68.5%에 달한다. 30~40대 미혼모가 많다는 건 일을 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수진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상담팀장은 "미혼모 하면 10대 불량청소년이라는 이미지가 많은데 실제 상담을 진행해보면 20대 후반이나 30~40대가 많다"며 "대부분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심지어 성폭행으로 임신한 아이도 낙태시키지 않고 키우는 미혼모도 있을 정도로 많은 미혼모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볼 게 아니라 미혼모와 아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혼을 기준으로 가족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규정짓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혼인한 아버지와 어머니, 그 자녀로 구성된 사람들이 '정상'이고 비혼으로 임신과 출산을 한 여성과 아이는 '비정상'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여성가족부가 5년마다 실시하는 가족실태조사보고서(2015년)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도 괜찮다'는 질문에 68.9%가 반대 의견을 냈다.

비혼출산에 우리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비혼출산율'에서도 드러난다. 2014년 기준 한국의 전체출산 가운데 ‘비혼출산’ 비율은 1.9%로 27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같은 시기 독일은 35.0%, 미국은 40.2%이다. 스웨덴(54.6%)과 노르웨이(55.2%), 프랑스(56.7%)는 절반을 넘어서는 등 OECD 27개 국가 평균은 40.5%를 기록했다.

국내 대다수 미혼모들은 사회적 편견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양육미혼모 실태 및 욕구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미혼모의 82.7%가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답했다.

혼전임신에 비난은 70.2%, 대중매체의 부정적 묘사는 71.3%, 미래에 대한 비난은 80.5%에 달한다. 이 조사는 미취학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미혼모 10~40대 총 35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경애 인구보건복지협회 사무총장은 "많은 미혼모들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직장과 학교 등 매일 부딪히는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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