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객관리시스템 투자도 세액공제해야"… 7개 금융사 일제 세무서 상대소송

[단독]"고객관리시스템 투자도 세액공제해야"… 7개 금융사 일제 세무서 상대소송

황국상 기자
2019.04.08 05:00

[the L] 내부 시스템 투자비의 세액공제 가능성이 쟁점, 기업승소시 여파 클 듯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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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금융지주사 등 7개사가 고객관리 등에 활용하는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들인 비용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일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서 기업들이 최종 승소할 경우, 내부 시스템 개발에 거액을 투자했음에도 세액공제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기업들의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메리츠화재, 한국투자금융지주, 이베스트증권 등 6개 금융사와 GS리테일 등 총 7개사가 지난해 9월부터 12월에 걸쳐 각 사의 관할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첫 변론이 지난달 27일 서울행정법원 제6부(부장판사 이성용)에서 진행됐다. 법인세 경정청구 규모는 원고별로 10억원에서 42억원까지 다양하다.

법인세 경정청구란 기업이 이미 납부한 법인세를 추후 재산정해 차액을 돌려달라고 과세당국에 요구하는 행위다. 이번 사건은 원고 회사들이 회사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이 비용에 대해 적절한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조세특례제한법 등에 따르면 기업이 지출한 비용이 일정 요건에 부합하면 해당 비용을 손금(세제혜택이 인정되는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중 소프트웨어의 경우 일상 업무에 쓰이는 범용 소프트웨어는 단순 자산 취득으로 간주돼 손금산입이 되지 않는다. 즉 세제혜택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기술적 진전 등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다는 요건을 충족할 때만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행 법령상 세제혜택이 배제되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가 바로 ERP(전사적 기업자원 관리)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ERP 등 시스템을 구축할 때는 크게 △자체개발(위탁개발 포함) △업종 표준화 패키지에 약간의 커스터마이징(고객별 최적화)을 적용한 소프트웨어의 구매 등 2가지 방법을 택한다.

문제는 원고들이 새로 도입한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쓴 비용을 세제혜택이 배제되는 'ERP 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발생했다. 원고 기업들은 "패키지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것은 상용화된 범용 소프트웨어로 간주해 세액공제 대상에서 배제하는 게 타당하다"면서도 "기업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필요성에 의해 자체개발한 것은 기술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활동으로 보고 세액공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차세대 시스템 개발은 (세제혜택이 배제되는) 단순 자산 취득행위가 아닌 기술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활동에 해당한다"며 "차세대 시스템 개발비에 대해서는 다수 결정례와 판례에서 기업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세액공제의 목적을 달성하는 지출로 결정한 바 있다"고 했다.

이에 과세당국은 "2010년 ERP 위탁개발 비용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조특법 시행령에 따라 세액공제를 적용할 수 없다"며 "원고들은 차세대 시스템이 정형화된 ERP 등과 명확히 구분된다고 주장하지만 차세대 시스템 역시 '확장형 ERP'로서 기업의 인적·물적 자원을 전자적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본질적 속성에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이 최종 승소할 경우 다양한 목적으로 사내 운영 시스템을 자체개발한 회사들의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세 소송에서 특히 강점을 보여 왔던 법무법인 율촌이 이들 원고들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변론은 오는 5월24일로 예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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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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