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고섬 상장폐지' 법원 "회계법인-은행 책임 없다"

[단독] '중국고섬 상장폐지' 법원 "회계법인-은행 책임 없다"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9.06.28 13:51

[the L] 미래에셋대우, 600억원대 손배소송 패소…"허위 은행조회서 발급 인정할 증거 없어"

수천억원대의 국내 투자자 피해를 낸 '중국고섬(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 회계부정 상장폐지 사건과 관련해 중국고섬에 '적정' 의견을 냈던 회계법인과 회계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발급해준 중국 은행들의 책임이 없다는 법원의 결론이 나왔다.

당시 중국고섬의 코스피 상장 주관사미래에셋대우(70,300원 ▲5,500 +8.49%)(구 대우증권)는 과거 대우증권 시절, 이들에게 60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지만 4년간의 심리 끝에 1심에서 패소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16민사부(부장판사 김동진)는미래에셋대우(70,300원 ▲5,500 +8.49%)가 지난 2015년 △중국고섬의 연결재무제표를 감사해 '적정' 의견을 냈던 한영회계법인 △중국고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은행조회서를 발급해준 중국은행 및 교통은행을 상대로 낸 628여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근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했다.

앞서 싱가포르에 본점을 둔 중국 섬유업체 중국고섬은 2011년 1월 코스피에 상장됐지만 상장한 지 두 달 만에 은행 잔액을 조작했다는 회계부정 의혹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고섬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2010년도 재무제표에 현금 및 예금 잔고가 11억위안으로 기재된 것과 달리 실제 잔고는 9300만위안에 불과했다. 중국고섬은 2013년 10월 결국 상장폐지됐고, 주식을 샀던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2000억원에 이르렀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주관사 자격으로 인수해뒀던 예탁주식 830여만주가 고스란히 휴지조각이 돼 5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이에 더해 정부는 미래에셋대우가 상장 주관사임에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확인절차를 하지 않는 등 부실 실사로 허위기재를 막지 못했다며 당시 자본시장법상 공시위반에 대해 내릴 수 있는 최대 과징금 20억원을 부과했다.

이후 미래에셋대우는 중국고섬의 2007년~2010년도 연결재무제표 감사 등을 맡았던 한영회계법인, 중국고섬 자회사의 주거래은행으로서 상장 당시 은행조회서를 제출했던 교통은행과 중국은행(중국은행고분유한공사)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미래에셋대우는 법정에서 "한영회계법인이 언스트앤영싱가포르와 함께 중국고섬의 재무제표 감사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교통은행·중국은행 직원들은 중국고섬 자회사·손자회사 계좌의 예금잔고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은행조회서 및 입출금명세서 등을 허위로 작성해 교부했다"며 "따라서 허위로 기재된 감사보고서, 검토서, 증권신고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에 기초해 상장을 주관한 미래에셋이 입은 손해 628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은행 등은 "미래에셋 주장대로라도 중국 및 싱가포르에 있는 회사에 대해 싱가포르 회계법인에 은행조회서를 허위로 발급했다는 것으로, 증거가 중국 또는 싱가포르에 있고 중국은행으로선 대한민국에서 손해가 발생하거나 한국 법원에 제소될 것을 예견하지 못했기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없다"며 소가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4년의 심리 끝에 법원은 미래에셋대우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국내에서 관련 판결을 할 수는 있으나, 정작 중국 은행들의 불법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법원은 "한국 주식시장 상장 과정에서 허위 은행조회서 등이 작성됐고 이로 인해 한국 회사 및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했으므로 한국을 손해의 결과발생지로 볼 수 있고, 소송경제 측면에서도 금융위 조사 및 처분, 선행소송 증거 및 판결문 등이 존재하는 점 등에서 한국에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은 중국 은행들과 회계법인에 대한 미래에셋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은행조회서 등이 중국은행 등 명의로 작성됐고 언스트앤영싱가포르가 작성한 감사조서에는 은행조회서 발급경과가 기재된 점, 조회서 서명명의나 감사조서에 만난 것으로 기재된 이름을 가진 직원들이 중국은행 등 소속인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되는 점에 비춰보면 은행조회서를 허위 기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중국고섬 관련자 행방이 불명하고 중국에서의 수사도 진해되지 않아 은행조회서 등을 허위 기재 또는 위조한 자가 누구인지, 어떤 방법으로 거짓 기재 또는 위변조가 이뤄졌는지 알 수 없는 뚜렷한 자료가 없다"고 봤다.

이어 법원은 "미래에셋이 제출한 증거를 모두 살펴봐도 중국은행 등 직원이 은행조회서 등을 허위로 작성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미래에셋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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