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민주당 '방송·야간로스쿨 공약'…변시 합격자 증가?

[팩트체크]민주당 '방송·야간로스쿨 공약'…변시 합격자 증가?

유동주 기자
2020.03.17 05:00

민주당, 방통대·야간 로스쿨 도입해 정원 200원 증원…50% 합격률 변호사시험, 합격자도 늘어날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18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인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옆에서 열린 ‘어게인 218, 로스쿨개혁이 사법개혁이다’ 궐기대회에서 변호사 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외치고 있다. 이들이 도서관 대신 거리로 나선 이유는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이 각각 도입 취지와 달리 정원제로 운영되고 있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응시인원이 아닌 입학정원이라는 고정된 인원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배출한 결과 매년 누적적으로 탈락자가 발생하면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020.2.18/뉴스1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18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인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옆에서 열린 ‘어게인 218, 로스쿨개혁이 사법개혁이다’ 궐기대회에서 변호사 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외치고 있다. 이들이 도서관 대신 거리로 나선 이유는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이 각각 도입 취지와 달리 정원제로 운영되고 있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응시인원이 아닌 입학정원이라는 고정된 인원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배출한 결과 매년 누적적으로 탈락자가 발생하면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020.2.18/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대·야간 로스쿨 도입'을 4·15 총선 공약으로 지난 11일 발표한 뒤,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로스쿨 측에선 민주당 공약이 총선을 위해 급조된 것으로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에 관한 면밀한 조사조차 없었던 것으로 의심된다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50% 로 떨어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두고 로스쿨 측은 이에 대한 개선없이 로스쿨 정원을 늘리는 것은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과 야간 로스쿨을 통해 직장인들을 로스쿨에 진학시키더라도 이들의 합격률은 전업 로스쿨생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변시 합격자수 '입학정원 75%' 유지하면 1500명에서 1650명으로 늘어"

채규영 민주당 정책실장은 16일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로스쿨법에 정원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방송통신대학교설치령에서 로스쿨을 추가하고, 변호사시험법을 개정하면 합격자 수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야간 로스쿨 공약을 직접 다듬은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정책실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인 A변호사도 법률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입학정원 대비 75%로 정해진다. 따라서 입학정원이 늘어나면 합격자 수도 늘어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주장은 방송·야간 로스쿨로 200명을 증원하면 로스쿨 총 정원이 2200명(현 2000명)이 되고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로스쿨 정원의 75%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기 때문에 합격자 정원은 150명(200명×75%)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현 로스쿨 정원의 75%'는 1500명이고 방송·야간 로스쿨 설치 뒤엔 1650명으로 합격자가 '증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작년 1691명 합격, 합격자수 '입학정원의 75%'로 정해진 것 아냐"

그런데 이러한 민주당 주장에 대해 로스쿨 측과 전문가들은 현재 로스쿨 환경과 변호사시험 합격자 선정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나온 공약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우선, 현재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1회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8회엔 1691명이었다. 따라서 단순히 숫자로만 봐도 민주당이 방송·야간 로스쿨 도입 이후 합격자수로 계산한 1650명보다도 41명이 이미 지난해 더 뽑혔다.

민주당 공약대로 방송·야간 로스쿨이 도입돼도 변시 합격률을 '전체 로스쿨 정원의 75% '로 한다면 합격자가 150명 늘어나는 게 아니다.

게다가 민주당은 정책위원회 공약 발표자료와 정책담당자들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체 로스쿨 정원의 75%'라는 '합격자 정원'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합격자 정원'이 1500명으로 정해져 있기때문에 1650명으로 늘리면 150명이 증가한 것이란 게 민주당 계산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로스쿨 정원의 75%'라는 기준은 법령에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입학정원의 75%(1500명)'라는 변시 합격자수 기준은 2010년 12월7일 법무부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에서 처음 나왔던 것으로 당시엔 2012년 1회 변시와 그후 몇년간만 적용될 기준이었다.

변시를 '자격시험'으로 운영할 것을 전제로 2014년 3회 변시 합격자 결정방법은 추후 논의키로 하고, 5회까지의 축적자료를 토대로 6회 이후 자격시험 운영을 예고함/자료=법무부 보도자료 2012.03.23
변시를 '자격시험'으로 운영할 것을 전제로 2014년 3회 변시 합격자 결정방법은 추후 논의키로 하고, 5회까지의 축적자료를 토대로 6회 이후 자격시험 운영을 예고함/자료=법무부 보도자료 2012.03.23

게다가 이미 법무부는 2012년 3월23일 1회 변시 합격자 발표 때, '2014년 이후 합격자 결정방법 추후 논의'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즉 '입학정원의 75%'는 초기 몇년간 사용될 기준이었다는 점은 이미 법무부도 인정하고 있다.

당시 법무부는 변시의 '자격시험화'를 목표로 한다면서 2014년 3회부터는 결정방법을 재검토한 뒤, 5회까지의 자료를 분석해 '자격시험'으로 운영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자격시험화' 공언했던 법무부, 합격기준 변경여부에 더 관심

그런데 법무부는 실제로는 '자격시험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에 들어가지는 않았다가, 지난해 8회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비로소 '장기적 관점에서의 합격기준 재검토'를 위한 '변시 개선 소위원회'를 변시 관리위원회 내에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입학정원의 75%'는 지난해까지 8회 합격자를 정하면서 실질적 기준으로 작용하지도 않았다. 합격자 선정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부 변시 관리위원회는 직전 연도 변시 합격자수와 당해 응시자수를 고려해 합격자를 정하고 있다. '입학정원의 75%'는 '최소한의 숫자(1500명)'정도의 의미로밖에 기능하지 않고 있다.

즉 현재 변시 합격자수는 '입학정원의 75% 이상(1500명 이상)'이라는 대략적인 최소 기준만 있을 뿐 몇명까지 뽑을 수 있다는 '최다 합격자수'에 대한 제한은 없는 상황이다.

오는 4월 발표될 지난 1월 치러진 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도 지난해 1691명 보다는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법무부가 공언한 '자격시험화'를 위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합격기준 재검토'가 이뤄질지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법무부도 관련 질의에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구체적 답변을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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