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OO당원인데 비례용 △△당에 입당되나요?

[팩트체크]OO당원인데 비례용 △△당에 입당되나요?

유동주 기자
2020.03.19 05:30
미래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한선교 의원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미래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한선교 의원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미래민주당'이라는 신생 정당에 당원들이 혼동해 입당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시도당에 내려보냈다.

민주당은 이 공문에서 "불특정 세력들에 의해 우리 당 명칭과 유사한 미래민주당이 창당되고 있으나 이는 선거법 개정 취지와 맞지 않고 국민을 현혹시키고 정치를 희화화 시키는 행위로 결국 유권자들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래민주당은 우리 당과 전혀 관계가 없으나 창당을 추진하는 세력들이 우리 당원들에게 접근해 입당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당원들이 주의하도록 안내해 달라고 시도당에 요구했다.

너도나도 '비례용 정당' 창당…최소 5000명 이상 '필수 당원'은 어디서들 구할까

4월15일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당이 우후 죽순격으로 창당되고 있다. 2월 이후 새로 창당된 정당만 해도 15곳이다.

그중 지역구는 후보자를 내지 않고 비례로만 출마시키겠다는 이른바 '비례용 정당'을 표방하는 곳은 미래한국당, 열린민주당, 국민의당 등을 비롯해 소수정당까지 꼽으면 십여개나 된다.

여기에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비례용 범여권 연합정당으로 '더불어시민당(가칭)'도 곧 창당된다.

범여권 진영에서 비례용 정당이 하나둘 생기면서 기존 민주당원 중 새로 만들어지는 정당에 입당해도 되느냐는 질문도 당원 커뮤니티나 소위 '친문까페' 등에 자주 올라오고 있다.

정당법에 따라 창당에는 필수 성립요건이 있다. '5개 이상의 시·도당'을 만들고 각 시·도당의 당원수는 '1000명 이상'이어야 한다. 특히 각 시도당을 만들면서 관할구역내에 주소를 둔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모집하는 게 가장 어려운 요건이다.

'당원 빼오기' 혹은 '이중 당적' 적지 않은 이유는…

따라서 새로 만들어지는 정당들은 기존 정당에 가입된 이들을 빼오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정치에 관심없는 개인을 새 정당에 입당시킨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이중 당적'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정당법 제42조 제2항은 "누구든지 2 이상의 정당의 당원이 되지 못한다"고 돼 있다. 아울러 제55조 처벌규정에 따라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이중 당적은 현행 법령 위반이지만, 실제로는 평당원 중에는 '이중 당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정당의 이합집산과정에서 본인도 모르게 둘 이상의 정당에 가입된 경우도 있고, 당원 스스로 새 정당에 입당하면서 기존 정당에 탈당계를 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4·15 총선을 앞두고 창당된 신생 정당에도 기성정당 당원들이 기존에 가입된 정당에 탈당신고서를 내지않고 입당원서를 낸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필우 변호사(입법발전소)는 "이중 당적은 정당법 위반이지만 실제로는 선관위에서 함부로 당원명부를 들여다보는 등의 전수조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평당원의 경우엔 적발돼 처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미래한국당 당원 '이중 당적' 조사해달라 요청하고 '황교안'고발도 했지만…

'이중 당적' 처벌조항은 사실상 평당원 대상으론 거의 사문화된 조항이다. 미래한국당이 창당되던 2월, 정의당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정당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며 '미래한국당 당원의 이중 당적 여부'에 대해 중앙선관위에 질의를 한 바 있다. 미래한국당이 급하게 시도당을 만들면서 미래통합당 기존 당원들을 동원했을 거란 의심에서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정당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방지하고 정당활동의 위축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취지를 감안해, 일반 당원에 대한 이중 당적 여부를 전수 확인한 사례가 없다"고 답했다. 정의당이 미래한국당 당원 명부를 전수조사해 이중 당적이 확인되면 처벌하라는 취지로 황 대표를 고발하고 선관위에 조치를 요구했지만 선관위가 이를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마찬가지로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과 새로 신설되는 더불어시민당에도 기존 민주당 평당원들이 대거 동원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두고 선관위가 당원 명부를 조사하는 등의 적극적 조치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당원 '이중 당적' 적발·처벌 어려워…후보자는 엄격히 금지

반면 공직선거 출마자의 '이중 당적'은 큰 문제가 된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가 이중 당적인 경우엔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게 하고 있고, 이중 당적을 숨기고 등록하다 적발되면 무효로 본다. 당선되더라도 당선무효가 된다. 따라서 선거 출마자는 이중 당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17일 대전 유성을 지역구의 미래통합당 후보가 확정된 과정도 공직선거법의 '이중 당적'금지 조항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바른미래당(현 민생당)에서 '셀프 제명'으로 의원직을 유지한 채 미래통합당으로 동료 비례의원들과 함께 옮긴 신용현 의원이 3자 1차 경선을 치르고 김소연 변호사와 결선 경선을 앞두고 있었지만 미래통합당은 결선을 취소하고 김소연 변호사를 후보로 확정했다.

법원이 민생당의 '셀프 제명'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그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신 의원은 '이중 당적'으로 경선에 참여한 셈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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