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기부자는 알 권리가 있다]④

"기부자는 자신의 기부금이 목적사업에 맞게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2017년 한국모금가협회가 작성한 '기부자의 알 권리'(Donor's Rights) 선언문에 포함된 내용이다. 투명한 운영을 목표로 하자며 선언문 참가 캠페인도 진행 중이지만 정작 이를 채택한 기부단체는 4곳 중 한 곳도 안된다.
기부단체의 '알 권리' 외면 속에 기부자는 스스로 '똑똑한 기부'를 위해 관련 정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18일 한국모금가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기부자의 알 권리'를 채택한 NPO(비영리단체)는 전체의 22.5%에 불과했다. 약 5분의 1 수준이다.
이 선언문은 '기부단체를 믿을 수 있도록 기부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초 후원금 사용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기부 한파'가 불자 기부단체들이 신뢰 회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내놓은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나눔실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가(97.2%)가 기부단체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기부단체가 정보 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 이는 74.3%에 달한다.
심지어 NPO(비영리단체) 종사자 대다수는(96.4%) 기부자의 알 권리가 유용함을 인식하고 있다. 기부자가 기부단체를 외면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알 권리 보장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이를 채택하지 않은 셈이다.
기부단체의 외면에 일반 시민들이 자신의 기부 목적을 이뤘는지 알아보려면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내가 기부를 위탁하는 단체가 과연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NPO 감시단체인 한국가이드스타의 경우 국내 NPO의 회계투명도 등을 평가해서 공개하고 있다.
기부하고자 하는 단체명을 검색하면 해당 단체의 총 자산과 수입을 비롯해 재무제표나 기부금 사용 내역 등을 국세청에 공시했는지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관심을 갖고 볼 부분은 해당 업체의 공익사업비다. 수입이 많아도 공익에 사용하지 않고 자산으로 쌓기만 하는 경우가 있어 공익사업비는 법인의 공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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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자산 5억원 이상, 연간 수입 3억 이상이라 공시 의무가 있는 국내 9663개의 공익법인 중 공익사업에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은 단체는 13.9%(1341개)를 차지한다.

기부시 특정 대상이나 사용처를 지정하는 방법도 있다. 가령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취약계층이 필요한 '마스크 등의 생필품을 구입'으로 기부금을 특정하는 식이다. 단기 지원에 가장 효과적이고 전달 여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부자의 절반 이상(54.7%)이 목적을 지정하지 않은 채 기부한다. 기부금의 행방을 모르는 기부자도 35.5%에 달한다. 기부단체도 중요하지만 기부자 역시 꾸준히 기부 결과에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름다운재단의 김아란 나눔사업국 국장은 "딸 기부금 10억원을 편취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도 결연사업(특정인 지정 기부사업)이었다"면서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기에 충분히 알아보고 기부하시는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 공개 책임과 의무가 있는 기부 단체도 사업에 대해 충분히 확인하고, 이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