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부금은 여기에 써주세요" 똑똑하게 기부 하는법

"내 기부금은 여기에 써주세요" 똑똑하게 기부 하는법

정한결 기자
2020.05.18 16:38

[MT리포트-기부자는 알 권리가 있다]④

[편집자주]  우리 사회의 성역 가운데 하나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는 역할을 해왔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정의연 문제는 한일 관계, 역사 인식 등과 맞물리는 진영간 이슈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온 시민단체들의 불투명한 운영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기도 하다. 정의연 사태를 계기로 시민단체들의 불투명한 운영 실태, 심각성, 개선점 등을 살펴봤다. 
'루게릭병' 환자를 지원하는 단체인 승일희망재단은 외부회계감사 대상이 아니지만 2018년부터 외부 감사를 받고 있다. 경영공시에는 매일 기부액(수익)과 지출을 세세하게 표시한다. NPO의 재무투명성을 평가하는 한국가이드스타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크라운인증을 받았다. /사진=가이드스타 홈페이지 갈무리.
'루게릭병' 환자를 지원하는 단체인 승일희망재단은 외부회계감사 대상이 아니지만 2018년부터 외부 감사를 받고 있다. 경영공시에는 매일 기부액(수익)과 지출을 세세하게 표시한다. NPO의 재무투명성을 평가하는 한국가이드스타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크라운인증을 받았다. /사진=가이드스타 홈페이지 갈무리.

"기부자는 자신의 기부금이 목적사업에 맞게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2017년 한국모금가협회가 작성한 '기부자의 알 권리'(Donor's Rights) 선언문에 포함된 내용이다. 투명한 운영을 목표로 하자며 선언문 참가 캠페인도 진행 중이지만 정작 이를 채택한 기부단체는 4곳 중 한 곳도 안된다.

기부단체의 '알 권리' 외면 속에 기부자는 스스로 '똑똑한 기부'를 위해 관련 정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기부자의 알 권리' 있지만…채택률은 22.5%

18일 한국모금가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기부자의 알 권리'를 채택한 NPO(비영리단체)는 전체의 22.5%에 불과했다. 약 5분의 1 수준이다.

이 선언문은 '기부단체를 믿을 수 있도록 기부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초 후원금 사용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기부 한파'가 불자 기부단체들이 신뢰 회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내놓은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나눔실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가(97.2%)가 기부단체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기부단체가 정보 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 이는 74.3%에 달한다.

심지어 NPO(비영리단체) 종사자 대다수는(96.4%) 기부자의 알 권리가 유용함을 인식하고 있다. 기부자가 기부단체를 외면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알 권리 보장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이를 채택하지 않은 셈이다.

'똑똑한' 기부하려면…"충분히 알아봐야"

기부단체의 외면에 일반 시민들이 자신의 기부 목적을 이뤘는지 알아보려면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내가 기부를 위탁하는 단체가 과연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NPO 감시단체인 한국가이드스타의 경우 국내 NPO의 회계투명도 등을 평가해서 공개하고 있다.

기부하고자 하는 단체명을 검색하면 해당 단체의 총 자산과 수입을 비롯해 재무제표나 기부금 사용 내역 등을 국세청에 공시했는지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관심을 갖고 볼 부분은 해당 업체의 공익사업비다. 수입이 많아도 공익에 사용하지 않고 자산으로 쌓기만 하는 경우가 있어 공익사업비는 법인의 공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실제로 자산 5억원 이상, 연간 수입 3억 이상이라 공시 의무가 있는 국내 9663개의 공익법인 중 공익사업에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은 단체는 13.9%(1341개)를 차지한다.

기부시 특정 대상이나 사용처를 지정하는 방법도 있다. 가령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취약계층이 필요한 '마스크 등의 생필품을 구입'으로 기부금을 특정하는 식이다. 단기 지원에 가장 효과적이고 전달 여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부자의 절반 이상(54.7%)이 목적을 지정하지 않은 채 기부한다. 기부금의 행방을 모르는 기부자도 35.5%에 달한다. 기부단체도 중요하지만 기부자 역시 꾸준히 기부 결과에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름다운재단의 김아란 나눔사업국 국장은 "딸 기부금 10억원을 편취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도 결연사업(특정인 지정 기부사업)이었다"면서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기에 충분히 알아보고 기부하시는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 공개 책임과 의무가 있는 기부 단체도 사업에 대해 충분히 확인하고, 이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모금가협회
/사진=한국모금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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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정한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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