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빚에 떠밀린 청년들, 파산 내몰린 기업들]③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법인 파산신청 급증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쓰러진 기업들의 회생·파산 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회생 대신 파산을 선택하는 자포자기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심각성을 더한다.
사법부가 20일 발표한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은 326건으로 회생 신청 193건 앞질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법인파산 신청이 법인회생 신청보다 85건 많았던 데 비해 올해는 차이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월간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대체로 70~90건 수준을 오가다가 12월 107건으로 100건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는 1월 105건, 2월 100건, 3월 121건으로 심상찮은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실제 파산 기업 수가 더 많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생신청 이후 회생폐지 절차를 밟아 최종 파산으로 이어지는 기업은 법원월간통계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 들어 파산을 신청하는 기업이 두드러지는 것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고단한 회생 절차를 밟기보다 문을 닫는 쪽을 선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회생·파산 신청 건수 자체보다 회생·파산 신청을 한 기업 가운데 중견기업이 상당수 눈에 띈다는 점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중견기업이 넘어지면 크고작은 협력업체들에 줄줄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줄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가 고개를 드는 게 이 때문이다.
지난 7일 법인회생 신청서를 제출한 대창기업(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9위)이 대표적이다. 대창기업은 신탁사가 발주한 현장이 많아 업계 전반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친다. 시공사가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경우 대개 공사가 제한되는 탓에 신탁사는 새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도급순위) 133위의 중견 건설사 에이치엔아이엔씨도 지난달 21일 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했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현대가(家) 3세 정대선씨가 최대주주로 어려워진 자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말 IT부문을 물적분할해 매각했지만 결국 자금난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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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법무법인 소속 A변호사는 "아직 줄도산이 가시화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줄도산이 시작된다면 발단은 평균 부채 비율이 높은 건설업종일 수 있다"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돈이 묶인 금융권도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 경영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