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 아기의 끔찍한 6일…어린 부모는 "술 달려" 매일 인증[뉴스속오늘]

상자 속 아기의 끔찍한 6일…어린 부모는 "술 달려" 매일 인증[뉴스속오늘]

박효주 기자
2024.06.02 05:3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9년 6월 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생후 7개월 여자아이를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부모 조모(21·왼쪽)씨와 견모(18)양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9년 6월 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생후 7개월 여자아이를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부모 조모(21·왼쪽)씨와 견모(18)양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9년 6월 2일 저녁. 인천 부평 한 아파트에서 생후 7개월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아이는 '종이 상자' 안에 물건처럼 담겨 있었다. 부모는 "자고 일어나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장시간 방치돼 사망한 진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특히 엄마는 아이는 뒷전인 채 며칠간 술자리를 가진 것도 모자라 아이 사망 사실을 알고도 아무 일 없는 듯 SNS에 글을 남겨 세간에 충격을 줬다.

상자 담긴 채 죽은 아이…"부모에게 물건이었던 거 같다"

아빠 조모(당시 21)씨와 엄마 견모(당시 18)씨가 연애를 시작한 것은 2017년이다. 이후 견씨가 17살이던 2018년 초 임신했고 동거를 시작해 그해 10월 딸 A양을 출산했다.

어린 나이에 갑자기 부모가 된 이들은 아이는 안중에 없었다. 각자 친구들 만나 놀기 바빴고 특히 조씨의 잦은 외박과 복잡한 여자관계로 견씨와 다툼을 벌이기 일쑤였다.

A양 사망 전에도 부부는 다툼을 벌였고 홧김에 둘 다 집을 나갔다. 그렇게 A양은 홀로 6일간 방치됐고 사망했다. 아이를 발견한 것은 외할아버지였다.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집을 찾았고 종이 상자에 담겨 숨져 있는 A양을 발견했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한 방송에서 "이 자들에게 영아는 물건이기 때문에 라면 상자에 넣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편(아내가)이 돌볼지 알았다"…7개월 아기의 끔찍한 6일

경찰 조사에서 부부는 "자고 일어나 보니 딸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A양이 숨졌는데 아무 조처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씨는 "무섭고 병원 갈 돈이 없었다"며 "(딸이 숨진 뒤) 아내를 친구 집에 보내고 나도 친구 집으로 가서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경찰 수사 결과 A양은 같은 해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홀로 집에 방치돼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원은 '아이의 위·소장·대장에 음식물이 없고 상당 기간 음식 섭취 공백이 있었다'는 소견을 냈다. 7개월 아이가 어떤 음식도 먹지 못한 채 방치된 셈이다.

경찰은 조씨와 견씨를 긴급체포했고 그제야 아이 방치를 시인했다. 이들은 A양 방치에 대해 서로가 돌볼 거라고 생각하고 각자 집을 나갔다며 책임을 미뤘다.

딸 죽어가는 데 매일 술자리 가진 엄마
7개월 딸이 홀로 방치되던 6일간 친모는 술자리 인증 글을 계속 SNS에 올렸다. /사진=SNS 갈무리
7개월 딸이 홀로 방치되던 6일간 친모는 술자리 인증 글을 계속 SNS에 올렸다. /사진=SNS 갈무리

견씨는 딸 A양이 방치되는 내내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걸로 알려져 더 충격을 줬다.

당시 그가 올린 SNS를 보면 "어제 술 마시고 오늘도 술 마시고 전 뒤집니다", "2차까지 달리고 또 끝까지 달려버리기" 등 아이 사망 일주일 전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술자리 인증 글을 올렸다.

견씨는 A양 사망 사실을 알게 된 때로 추정되는 시각에 "3일 연속 X 같은 일만 일어나는구나" 등 거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가 말한 좋지 않은 일은 딸 사망 사실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견씨는 이후로도 "돈을 빌려 갔으면 갚아라" 등 A양 죽음이 마치 없던 것처럼 평범한 글을 남겼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며 견씨 SNS에는 누리꾼들 비판·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대법원 판단까지 받은 어린 부부…나란히 징역 10년

재판에 넘겨진 견씨는 2019년 1심에서 장기 15년∼단기 7년의 부정기형을 선고받았다. 부정기형은 미성년자에게 선고할 수 있는 형벌로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당국 평가를 받아 장기형이 끝나기 전 출소할 수 있다. 성인이던 조씨에게는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이듬해 열린 항소심에선 견씨가 만 19세로 성인이 돼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항소하지 않은 재판에서 피고인 형량을 가중할 수 없는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근거해 부정기형 중 가장 낮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조씨에 대해선 "확정적 고의로 피해자를 살해한 게 아니며 공범(견씨)과의 처벌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며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 검찰 쪽 실수로 부부의 형기가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검찰은 상고했고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다만 조씨에 대한 상고는 기각해 10년형이 확정됐다. 견씨는 2020년 4월 파기환송심에서 조씨와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고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기각하며 그대로 확정됐다.

조씨와 견씨는 2029년 6월 4일 만기출소 예정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효주 기자

스포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