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한미 관세협상을 크게 진전시킨 핵심 카드로 꼽히고 있습니다. '마스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에 '조선업'을 뜻하는 'Shipbuilding'을 더해 붙여진 이름인데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입니다.
지난달 31일 상호관세 시한을 코앞에 두고 한미 관세협상이 극적 타결됐습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것에 합의한 것입니다. 한국은 관세 협상 당시 미국 측에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미국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마스가'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협상에 참여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는 자리에 직접 제작한 '마스가' 모자를 가져가기도 했습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조선해양플랜트과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지난 6월 이미 챗GPT를 이용해 약 3~4개의 디자인 시안을 만들어뒀다고 합니다. 이후 골프를 선호하고 빨간색 모자를 즐겨쓰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최종 디자인이 결정됐으며 산업부는 동대문에 있는 모 업체를 수소문해 직접 찾아가 비밀리에 모자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이 모자가 처음부터 협상단과 함께 미국에 이송됐던 건 아닙니다. 협상에서 '마스가' 카드가 유효하게 작용하자 미국에 가 있던 협상팀이 급하게 모자를 찾았고, 산업부는 이를 24시간 내에 워싱턴으로 보내기 위한 '긴급 수송 작전'을 가동했습니다. 산업부 직원이 대한항공 직원을 직접 찾아가 밀봉된 모자를 전달했고 '마스가' 모자는 워싱턴 직항 비행기에 실려 협상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마스가 펀드 1500억달러를 비롯해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습니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립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조선 관련 유지 보수(MRO) 등 다방면으로 추진됩니다.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 '빅3'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마스가 프로젝트를 논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으며 이달 초중순 조선업계 하계 휴가 기간이 끝난 이후 마스가 프로젝트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