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재활교사 육아 휴직 근무시간 조정 후 해고…대법원 "위법"

시각장애인 재활교사 육아 휴직 근무시간 조정 후 해고…대법원 "위법"

송민경 기자
2025.09.02 12: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시스

사회재활교사로 근무하던 시각장애인이 육아휴직 후 돌아오자 회사로부터 근무시간 조정 등 불이익을 받은 후 당한 해고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시각장애인인 원고 A씨가 근무하던 B 사회복지법인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단을 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월부터 B법인에서 사회재활교사로 근무해왔다. A씨는 오전 11시부터 휴게시간 1시간을 포함해 오후 8시까지 근무하고 시간 외 근무로 오전 9~11시까지 요일을 정해서 근무했다. A씨는 중증장애인의 직업생활을 지원하는 근로지원인 서비스도 제공받아왔다.

A씨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육아휴직을 했다. 그런데 B법인 측에서는 A씨의 휴직기간 만료 무렵 A씨에게 업무지시서를 보냈다. 여기에는 '오후 4시부터 휴게시간 1시간을 포함해 그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근무하고, 시간 외 근무로 오전 6~8시 월 45시간 범위 내에서 근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근로지원인 서비스는 A씨가 출근한 이후에 모집과 채용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에 A씨는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 자녀 양육과 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우므로 근무시간을 조정해달라는 등의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A씨는 복직을 하면서 휴직 전 근무시간과 동일한 시간에 출근했다. 그러자 B법인 측은 '정해진 업무시간에 출근하지 않아 무단결근을 했다'는 취지의 경고장을 발송한 후 면직 처리했다.

이에 A씨는 B법인 측이 정당한 이유 없이 육아휴직 전의 근무시간과 근무조건을 변경해 자녀를 양육하면서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없게 했다며 면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와 함께 근로하지 못한 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도 함께 요구했다.

사건에서는 B법인 측이 육아휴직을 마친 A씨에게 휴직 전과 다른 업무를 지시하고 자녀 양육 등이 어려운 시간대로 근무시간을 변경한 업무지시가 위법한지가 쟁점이 됐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에 복귀시키고 근로자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해 업무를 시작하고 마치는 시간의 조정에 노력해야 한다. 또 사업주는 육아휴직 사용 근로자에게 육아휴직을 이유로 업무상 또는 경제상의 불이익을 주지 않아야 한다.

1심 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B법인이 내린 업무지시는 관련 법 조항을 어긴 위법한 것이며 이에 불응했음을 이유로 하는 면직 처분 역시 무효라는 판단이었다. 또 이 기간에 A씨가 일하지 못한 것도 해고 이후부터 월급을 계산해 일한 것으로 따져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했다.

B법인 측은 근로기준법상 상시 1인이 근무하는 사업장에 해당해 근로기준법의 해고 등의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남녀고용평등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법원 역시 A씨가 받을 금액만 일부 조정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역시 이와 같은 원심 판결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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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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