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이하 전승절) 참여를 두고 외교 고립을 탈피하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신의 한 수'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열병식 참석은) 김정은의 '신의 한수'"라며 "김정은 입장에서는 이미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6개국 정상이 참석한 자리에서 시진핑·푸틴과 나란히 천안문 망루에 서는 사진 한 장만으로도 국내외 정치적 성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번 방중이 북한 내부적으로는 선대(김일성·김정일)를 넘어서는 업적으로 선전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1959년 열병식 때 김일성은 마오쩌둥과 후르시초프 옆에 서지 못했지만, 이번에 김정은이 핵심 자리에 선다면 선대를 뛰어넘는 자신의 그런 정치적 승리를 선포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라고 했다.
박 교수는 북한 외교를 "한 국가에 올인하지 않는 전통적 '시계추(등거리) 외교'"로 규정했다. 최근 러시아 협력 강화로 중국을 다시 끌어들이는 효과를 냈고, 이번 장면은 '미국을 향해 중국·러시아를 뒷배로 협상력을 강화'하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향후 정세에 대해 박 교수는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쯤 (북미) 대화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가 강하게 대화 의지를 밝히고, 북한도 7월 29일 김여정 담화에서 트럼프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 시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입장에선 '트럼프가 아무리 만나고 싶어도 김정은은 내(중국)가 부를 수 있다'는 걸 이번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방중 최대 화두인 김주애 동행에 대해 박 교수는 "갈 가능성이 낮다고 봤지만 실제 등장했다"며 "그 순간 전 세계 언론의 초점이 김주애로 쏠린다. 중국이 4대 세습을 일정 수준 인정했을 여지가 있다"고 했다.
다만 아직 후계자가 아닐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봤다. 김주애가 만 12세로 매우 어리다는 점과 가부장적 사회인 북한에서 딸을 후계자로 삼을 경우의 문제나 후계자 우상화 서사가 아직 없다는 점 등이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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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후계자를 내세운다는 것은 아직 40대초인 김정은의 건강 문제를 인정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김정은은 새벽 5시에 자고 하루에 담배 2갑을 피우고 술도 많이 마신다"며 "몸무게는 눈으로도 보이는데 각종 성인병이 다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건강이 이상하지 않은 게 이상하다는 말을 연구자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세 정상의 '망루 동시 등장'이 한미일 대 북·중·러 진영 대결을 고착화한다는 관측엔 "사진은 그런 의미가 있다"면서도 중국이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온 점을 들어 "북·중·러 3국 공조의 제도화(공식화)는 아직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