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생산 업체 영업비밀 유출...대법 "외국법인 양벌규정 적용 가능"

LED 생산 업체 영업비밀 유출...대법 "외국법인 양벌규정 적용 가능"

송민경 기자
2025.09.07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시스

종업원들의 범행이 국내에서 벌어졌다면 외국법인에도 양벌규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부정 경쟁방지 및 영업 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은 에버라이트 일렉트로닉스에 벌금 60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대만 법인인 에버라이트 일렉트로닉스는 LED 생산업체로 국내 법인인 서울반도체의 경쟁업체다. 서울반도체는 1992년 설립돼 고부가가치제품인 자동차용 LED 시장에 선진입한 업체다. 에버라이트 일렉트로닉스는 1983년 대만에 설립된 LED 생산업체로 자동차용 LED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했다.

서울반도체에서 근무하다가 에버라이트 일렉트로닉스에 입사한 종업원들이 산업기술을 유출·공개·외국사용하거나 영업비밀을 누설·취득해 문제가 됐다. 문제가 된 임직원들은 가명을 쓰는 등 이직 사실을 숨기고 LED 제품 관련 부서에서 일했다.

검찰은 에버라이트 일렉트로닉스 회사 자체에 양벌규정을 적용해 기소했다. 쟁점은 양벌규정 적용과 관련해 외국법인에도 대한민국 형사 재판권이 미치는지 하는 것이었다.

1심은 일부 유죄 일부 무죄로 판단해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고, 2심은 일부 유죄 일부 무죄로 보고 벌금 6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대법원은 "에버라이트 일렉트로닉스 종업원들 사이의 영업비밀 등 누설·취득 등에 대한 의사합치, 산업기술 및 영업비밀 열람·촬영과 영업비밀 무단 유출 행위가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이뤄졌다"며 "비록 종업원들의 일부 행위가 해외에서 발생했더라도 에버라이트 일렉트로닉스가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죄를 범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외국법인에도 대한민국 법원에 재판권이 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형법은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적용된다. 범죄의 실행행위와 결과 발생의 전부 또는 일부가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이루어지면 속지주의(법의 적용 범위를 영토에 두는 원칙)에 따라 대한민국 형법이 적용된다.

이 판례는 대법원이 양벌규정을 적용할 때 외국법인에 대한 대한민국 형사 재판권이 미치는지에 관해 구체적으로 판시한 첫 사례다.

한편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종업원들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업무상배임죄 등의 혐의를 받아 일부 유죄 및 일부 무죄로 각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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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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