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 조작·통일교 뇌물·공천 개입 등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가 첫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복으로 출석한 김 여사는 검은색 자켓 좌측에 수용번호 '4398'을 붙이고 출석했다. 역대 영부인 중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이다. 김 여사는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4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여사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은 40여분만에 끝났다.
본격적인 재판 시작에 앞서 30초가량 허가됐던 법정 촬영이 진행된 후 본격적인 재판이 진행됐다. 김 여사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검은색 뿔테안경을 끼고 재판장에 들어왔다. 흰 셔츠에 검은 자켓, 검은색 바지를 입은 김 여사는 자켓 좌측에 수용번호 '4398'을 붙였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측이 먼저 공소사실을 설명한 후 김 여사 측이 이어서 발언했다.
김여사 측은 "증거기록을 전혀 보지 못해서 절차 진행을 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라면서도 "사건 관련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 김 여사 측은 "이미 두 차례 걸쳐 검찰에서 철저한 조사를 거쳐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다"며 "특정 시기만 추출해서 주가조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공천 개입 혐의에 관해선 "개인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와 관련해 메시지를 몇차례 받아본 것에 불과하다"며 "굳이 여론조사를 별도로 실시할 이유가 없었다"며 역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통일교가 전달했다는 청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들어본 사실도 없다"며 "샤넬 가방 등 물건을 전달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면서 공소사실 모두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여러 사건이 있어서 사용할 수 있는 법정이 한정돼 있어서 일정을 맞춰달라"며 "10월15일부터 일주일에 수요일과 금요일에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공판준비기일을 잡지 않고 바로 공판기일을 잡았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피고인 측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26일 오후 3시에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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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준비기일은 형사소송에서 공판기일 전에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고 효율적인 심리를 준비하기 위해 열리는 절차를 말한다.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보통 공판준비기일은 공판기일 전에 열리지만 이번엔 순서가 바꿔 진행될 예정이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자금을 대는 역할로 권오수 전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거래 등을 하는 방식을 사용해 부당이득을 본 혐의를 받는다.
또 2022년 대선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후 그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명씨와 친분이 있는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에게 현안 청탁을 위해 샤넬백 2개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의 명품을 받은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