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피해 과정에서 피해자는 반드시 통신 영역을 만나게 됩니다. 스마트폰 속 치안에서 통신사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백의형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정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교육장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악성 앱·원격제어 앱 사용은 물론이고 새 휴대폰 개통 요구로까지 진화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하려면 전국에 매장을 갖춘 통신 서비스 사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육장에는 전국 권역별 보안담당자 6명을 포함한 직원 10여명이 자리했다. 보안전문상담사 1800여명을 대상으로도 온라인 교육을 제공했다. 직원들은 피싱 수법이 소개될 때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교육에 집중했다. 유튜브 생중계 채팅에서도 호응이 잇따랐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부터 전국 매장을 'U+보안전문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피싱 피해가 의심돼 매장을 방문하면 영업점 직원이 악성프로그램 점검 등 매뉴얼에 따라 등록 통신사와 무관하게 상담을 지원한다.

백 경정은 최근 피싱 조직의 주요 수법과 전략을 보안전문상담사와 공유했다. 과거 대량으로 문자를 발송하던 방식은 최근 카드 배달원이나 검찰을 사칭해 전화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악성 앱을 설치해 피해자의 일상을 통제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피해 기간도 길어졌다.
백 경정은 "악성 앱이 깔리면 112 신고 전화도 범인이 대신 받는다"며 "피해 의심 상황에서는 제3자의 전화기로 112에 신고해야 한다. 경찰·은행·피해자가 동시 연결돼 지급 정지를 걸 수도 있다"고 했다.
피해 과정에서 영업점 직원이 유일한 도움 창구일 수 있기 때문에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다. 백 경정은 "보이스피싱은 고립과 불신을 전략으로 한다"며 "적대적이거나 비협조적으로 보이는 고객일수록 '가스라이팅'이 의심되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악성 앱이 심어져 '좀비폰'이 됐는지도 모르고 계신 분들도 많다"며 "보안전문상담 과정에서 당장 피싱 피해가 없더라도 휴대폰 검사를 통해 악성 앱 존재 여부를 많이 확인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피해를 막아낼 수 있는 곳은 대면 현장이다. 곽선미 LG유플러스 대리점 점장(25)은 지난 7월 악성 앱이 깔려 당황한 채 매장에 방문한 중년 여성의 추가 피해를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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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점장은 "50~60대 고객이 원격제어 앱이 설치된 것 같다며 휴대전화를 들고 와서 불안해할 때가 많은데 상황을 파악해 조치하고 가족에게도 알린다"며 "휴대전화를 사는 게 아니더라도 피해 의심 상황이라면 얼마든지 오셔도 된다"고 말했다.
백 경정은 "경찰도 물론 디지털 환경 안에서 범죄 예방에 노력하겠지만 민간 기업과 관련 부처도 합동해서 똑같은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며 "통신사는 고객을 보호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국민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