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성폭행" 확인하러 집 들어간 경찰에…'쇠파이프 위협' 30대 무죄

"남친이 성폭행" 확인하러 집 들어간 경찰에…'쇠파이프 위협' 30대 무죄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5.09.30 06:00

자신의 집에 들어온 경찰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를 듯 위협한 30대 남성이 특수공무집행방해의 혐의를 받았지만 최종 무죄를 확정받았다. 경찰이 해당 집에 들어간 행위가 적법한 직무집행이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받은 30대 남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8월 광주 남구의 아파트 자택에서 인근 경찰서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으로부터 사실확인을 위해 수회 진술청취에 응할 것을 요청받았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관들은 A씨의 여자친구로부터 '남자친구한테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다'라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의 집 앞에 나와있는 상태였다.

A씨는 인기척 없이 집 안에 있던 중 내부를 확인하고자 현관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간 경찰관에게 나가달라며 베란다에 있던 쇠파이프를 휘두를 듯이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 이 행동으로 A씨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경찰공무원의 112신고처리 업무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와 강간 혐의로 기소됐다.

강간 혐의는 신고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점, 신고자가 A씨에게 수차례 금전을 요구하며 금전을 주지 않을 경우 성범죄로 신고하겠다고 말한 메시지 내용 등 여러 사정에 비춰 1심부터 무죄 선고됐다. 문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였다.

경찰이 A씨의 주거지에 들어가고 A씨의 퇴거 요청에도 불구하고 퇴거하지 않은 것은 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르면 경찰관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천재, 사변, 인공구조물의 파손이나 붕괴, 교통사고, 위험물의 폭발, 위험한 동물 등의 출현, 극도의 혼잡, 그 밖의 위험한 사태가 있을 때에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 그 장소에 있는 사람, 사물의 관리자, 그 밖에 관계인에게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치를 하게 하거나 직접 조치를 할 수 있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신고자의 진술을 들은 후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거지 내에 있던 A씨를 수회 호명했다. 하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자해나 자살 등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판단 하에 A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시 보호조치를 취하기 위해 A씨의 주거지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여 정당하고 적법한 직무집행으로 판단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2심 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 법원은 △신고자가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A씨가 자해나 자살을 시도했다는 등의 진술은 하지 않은 점 △경찰관들이 A씨의 주거지에 들어간 것에는 성범죄 피해사실을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경찰관들이 도착했을 당시에는 범죄 행위는 이미 종료된 상태였어서 추가적인 범죄 행위의 발생이 예상되는 것도 아니었던 점 등을 반영한 결과였다.

대법원 역시 2심 법원의 판결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2심 법원이 경찰관들이 A씨의 집에 들어간 행위가 적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A씨가 경찰관을 쇠파이프로 때릴 듯이 위협한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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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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