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벗고 잠든 아내 보고…만취 남편의 착각, 동료 살해 비극으로[뉴스속오늘]

옷 벗고 잠든 아내 보고…만취 남편의 착각, 동료 살해 비극으로[뉴스속오늘]

마아라 기자
2025.10.11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0대 공무직 A씨가 2022년 7월14일 오후 인천지법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0대 공무직 A씨가 2022년 7월14일 오후 인천지법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22년 10월11일. 술에 취해 동료를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조사에서 범인은 "술에 취해 동료가 아내를 성폭행한 줄 알았다"라고 범행 동기를 털어놨다.

술자리 즐거웠는데…문 잠긴 방 안, 옷 벗고 잠든 아내 보고 '성폭행' 오해한 남편

사건은 3개월 전인 7월1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 옹진군청 소속 공무직 직원 A씨(당시 49세)는 공무직 직원 B씨(당시 52세) 외 여러 지인과 함께 고깃집서 '부부 동반 모임'으로 술을 마셨다. A씨와 B씨는 면사무소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사이였다.

이후 이들은 A씨의 집으로 술자리를 옮겼다.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뒤 일행은 모두 귀가했다.

술기운에 잠깐 잠이 들었다 깬 A씨는 문이 잠긴 방 안에서 잠이 든 아내를 발견하고 분노에 휩싸였다. A씨는 옷을 벗고 잠든 아내의 모습을 보고 아내가 부부 동반 모임에 홀로 참석했던 B씨에게 성폭행당한 것으로 오해했다.

격분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4㎞가량 차를 몰고 B씨의 집을 찾아갔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50%로 전해졌다.

A씨는 B씨를 불러내 흉기로 복부를 3차례 찔러 살해했다. A씨는 112에 직접 전화를 걸어 "내가 친구를 죽였다"라고 자수했다.

A씨 아내 "성폭행당한 적 없어"…A씨 "술김에 오해, 제정신 아니었다" 눈물

/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A씨의 아내는 "B씨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셔서 술김에 B씨를 오해했다"라고 진술했다.

3개월 뒤인 10월11일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살인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명령 5년도 청구했다.

A씨는 "제가 술에 취해 (범행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저에게 주어진 남은 삶은 참회하며 살면서 죗값을 달게 받겠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같은 해 12월 열린 1심 공판에서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이 근거 없이 피해자를 의심했다"며 "피해자를 찾아가 복부와 옆구리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치명상을 입히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계속 발로 차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B씨 유족이 A씨의 범행으로 큰 충격을 받았으며, 피해자의 명예도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순간적 격분을 이기지 못하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계획한 범행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의 보호관찰 청구 또한 "재범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항소심, 15년→10년으로 감형…"엄벌 불가피하지만, 유족이 처벌 원치 않아"

자신의 아내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오해해 동료 공무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40대 남성이 14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 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07.14. /사진=뉴시스
자신의 아내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오해해 동료 공무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40대 남성이 14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 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07.14. /사진=뉴시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2023년 3월 열린 2심에서 재판부는 1심 형량보다 줄어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유족이 입은 정신·육체적 상처는 형용할 수 없고, 범행 수법도 잔인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피고인도 받아들이리라 생각한다"면서도, "그나마 좋은 사정은 만취 상태에서 순간적인 격분을 이기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살인을 한 뒤 자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족에게 합의금을 지급했고, 유족들도 비극적인 상황에 대해 다소 이해하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했다"며 "피고인 역시 이전까지 지극히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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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아라 기자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입니다. 연예·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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