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꺾었다" 종료 44초 전 대역전극…'열혈농구단 감독' 서장훈 인생 경기[뉴스속오늘]

"中 꺾었다" 종료 44초 전 대역전극…'열혈농구단 감독' 서장훈 인생 경기[뉴스속오늘]

윤혜주 기자
2025.10.14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사진=스포츠골든벨 갈무리
사진=스포츠골든벨 갈무리

2002년 봄에 4강 신화를 쓴 한국 축구가 있었다면, 가을에는 20년 만에 아시아 최정상에 올랐던 한국 농구가 있었다.

2002년 10월 14일 한국 스포츠사(史)에 길이 남을 부산 아시안게임 농구 결승전이 열렸다. 우리나라는 몽골, 일본, 북한, 홍콩, 카자흐스탄에 모두 이겨 준결승전에서 필리핀을 만났다. 필리핀을 상대로는 3점 버저비터를 성공하며 69-68로 신승을 거둬 결승에 올랐는데, 결승 상대는 아시아 최정상 중국이었다.

당시 중국 대표팀에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야오밍이 버티고 있었다. 야오밍은 229㎝의 장신으로 '걸어다니는 만리장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센터였다. 아시아에선 적수가 없었다. 그는 만 21세던 2001년 아시아선수권(현 아시아컵)에서 중국의 전승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02년엔 NBA 드래프트에 참가했는데,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휴스턴 로키츠는 망설임없이 그를 호명했다. NBA 역대 최초로 1순위 지명을 받은 외국인 선수가 바로 야오밍이다.

야오밍에 더해 아시아 최고 포워드로 꼽히던 후웨이동까지 있는 아시아 최강 중국. 우리나라는 김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센터 서장훈·김주성, 가드 이상민·신기성·김승현, 포워드 문경은·전희철·현주엽·추승균·조상현·이규섭·방성윤이 맞섰다.

1쿼터부터 쉽지 않았다. 초반부터 5-16으로 끌려간 우리나라는 18-25 등 경기 내내 중국에 리드를 내줬다. 2쿼터에서도 야오밍의 덩크슛 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 선수들의 3점슛과 2점슛이 연달아 성공하며 한국은 좀처럼 점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3쿼터에서는 전희철의 3점슛이 성공하면서 51-59로 8점 차까지 따라잡았고, 곧바로 서장훈이 공 스틸에 성공하면서 2점을 넣고 53-59가 됐다.

하지만 4쿼터에서는 종료 3분 전까지 71-84, 무려 13점 차로 중국에 끌려갔다. 시간은 중국 편이었다. 중국이 시간을 끌면서 느리게 공격한다면 우리나라는 점수 차를 좁힐 수 있는 공격 기회를 잡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다 종료 44초 전 한국의 대역전극이 시작됐다. 김승현은 가로채기를 성공한 뒤 득점을 올렸고, 연이은 현주엽 득점으로 85-90이 됐다. 그리고 문경은의 3점슛까지 더해져 스코어는 88-90, 단 2점 차로 좁혀졌다.

우리나라는 반칙 작전을 펼쳤다. 전희철이 후웨이동의 공격을 파울로 끊었다. 후웨이동에게는 자유투가 주어졌다. 그런데 후웨이동이 거짓말처럼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쳐 우리나라와의 점수 차이를 벌이지 못했다. 현주엽은 황금 같은 기회를 십분 활용해 4쿼터 종료 4초가 남았을 때 2점슛을 날렸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한국이 90-90으로 중국과 동점을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

사진=스포츠골든벨 갈무리
사진=스포츠골든벨 갈무리

결승전은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연장전에서 기세를 몰아갔다. 서장훈, 현주엽 등이 3점슛을 성공했다. 야오밍이 라인을 밟아 공격권이 한국으로 오기도 했다. 중국이 공격 기회를 가지고 있을 때 3점슛 실패로 공이 리바운드되자 공에 양측 선수 6명이 몰리는 등 경기의 열띤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결국 점프볼에서 한국이 공격권을 따냈고, 99-94로 중국에 5점 차 앞섰다.

이후 김승현이 악착같은 수비를 펼쳐 중국의 공격권을 가져오고, 야오밍이 한국 공격을 막아봤지만 골텐딩으로 한국 득점이 인정되는 등 한국에 유리한 상황이 계속 펼쳐졌다. 한국은 연장전 내내 앞서갔는데, 그럼에도 중국은 101-100까지 따라붙으며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연장전 종료 4초 전 한국에게 공격권이 주어졌을 때 중국이 연달아 반칙을 했고, 문경은은 자유투 2개 중 1개를 성공시켰다. 종료 3초 전 중국이 반격에 나섰지만 시간은 한국 편이었다. 한국은 102-100으로 최강 중국을 꺾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우리나라 대표팀은 양팔을 하늘로 들어올리고 팔짝팔짝 뛰어오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서로를 껴안으며 활짝 웃기도 하고 격한 감정에 휩싸여 울먹이기도 했다. 코트에 엎드려 오열하는 선수도 있었다. 관중석은 환호로 가득찼다.

아시아 최강 중국을 꺾은 한국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3년 전 부산 아시안게임 결승전은 지금까지도 농구 팬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승현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승리에 대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기적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며 "누구나 다 졌다고 생각을 했다. 단지 '끝까지 한 번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서장훈은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국가대표로 직접 뛰고 나서 처음으로 중국을 이긴 날"이라며 "저 날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경기 이후 바로 인터뷰를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 기쁘기도 했고 오랜시간 미뤄둔 숙제를 마무리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서장훈, 제2 전성기...연예인 농구단 감독으로 새로운 도전
/사진=SBS
/사진=SBS

서장훈은 2013년 농구선수로서 은퇴를 선언하며 15년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그가 남긴 영향력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은퇴 후 방송인으로서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서장훈은 올해 연예인 농구단 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오는 11월 29일 첫 방송될 SBS 새 예능 '열혈농구단'에서 직접 연예인 농구단 훈련을 이끌며 필리핀의 연예인 농구단과 국제 친선 경기를 펼친다.

열혈농구단은 한국 연예인농구단이 필리핀 연예인 농구단과 원정 경기를 치르기까지 여정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감독은 서장훈, 코치는 전태풍이 맡았다. 선수는 주장 민호(샤이니)를 필두로, 정진운(2AM)·쟈니(NCT)·문수인·김택·오승훈·박은석·손태진·정규민·이대희·박찬웅이다.

스타들이 각자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지고 모여 하나의 팀으로 성장해가는 과정, 훈련 속에서 흘리는 땀방울, 서로를 향한 격려와 우정을 진하게 담아낼 예정이다. 또 이들은 농구 매력과 팀워크 가치를 예능적으로 풀어내 기존 팬들에게는 친근감을,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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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윤혜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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