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일병이 포상 휴가를 받을 목적으로 경계 근무 중 후임병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재조명됐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일병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군사법원 판례가 공유됐다.
판례는 고등군판사 출신 이상석 변호사가 1992년 출간한 도서 '군법과 군사재판'에서 확인된다. 이에 따르면 피고인 전모 일병은 19XX년 9월18일 휴가를 나갔다가 여자 친구에게 결별을 통보받았다. 근로의욕을 상실한 채 귀대한 그는 이후 부대에서 GOP 경계 근무에 배정되자 범행을 계획하게 됐다.
전 일병은 경계 근무 중 방책둑(철책 안쪽에 설치된 둑)에 부착된 주진지와 비상호, 예비호(방책둑에 부착된 소형 참호) 외에는 일체 상관의 허락 없이 이동할 수 없고 특히 방책둑을 넘어가면 월북자 또는 침입자로 간주해 이를 사살한 자는 표창을 받는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그는 입대한 지 얼마 안 돼 경계근무에 익숙하지 않은 하모 이병을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 그해 10월21일 밤 10시쯤 하 이병과 2인 1조로 같이 경계 근무에 나간 그는 하 이병에게 방책둑 너머 약 3m 거리에 설치된 철책선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올 것을 지시했다.
하 이병은 머뭇거렸지만 전 일병은 완전 장전된 소총을 건네주면서 재차 방책둑을 넘어가라고 채근했다.

결국 하 이병은 떠밀리듯 방책둑을 넘어 철책선을 점검하러 나섰다. 전 일병은 하 이병에게 "철책선에 이상이 없으면 돌을 올려놓으라"고 했고, 하 이병이 땅을 살피는 틈을 타 "돌이다"라며 ICM세열 수류탄 2개를 투척했다.
다행히 수류탄은 터지지 않았다. 안전장치가 2중으로 된 수류탄은 안전핀이 제거됐지만 전 일병이 실수로 안전고리를 제거하지 않아 불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일병은 재판부에 "월북자로 오인해 살해한 것 같이 가장해 공로를 인정받아 포상 휴가를 받거나 이 사건으로 인해 경계근무 부적격자라는 판단을 받아 현 근무지로부터 벗어나려는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재판부는 범행 계획성과 잔혹성을 인정하면서도 살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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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를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특히 전 일병이 오래전 출소해 사회에 복귀한 점을 우려하는 반응이 많았다. 네티즌들은 "군대 얘기는 거짓말 같을수록 사실이다", "고작 10년이라니, 충격적이다", "전 일병 여자친구는 헤어지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