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링장 운영에 필수인 레인·볼 배급장치 등의 소유권은 경매로 건물을 산 사람이 가진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유체동산 인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고 17일 밝혔다.
2010년 9월 볼링장 건물주 A씨가 수협중앙회에 돈을 빌리면서 자신이 소유한 볼링장 건물과 그 안의 레인·볼 배급 장비 기계·스코어 시스템·모니터 등 기계를 담보로 맡겼다. 5년 뒤인 2015년 10월 원고 B씨가 해당 볼링장의 기계만을 매수했다. 그런데 2017년 12월 해당 볼링장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경매 낙찰자들이 2021년 7월 해당 볼링장의 부동산과 기계를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피고 C씨가 2022년 4월 낙찰자들로부터 볼링장과 기계를 임차해 운영을 시작했다. B씨는 "이 기계를 내가 샀는데 왜 C씨가 소유권을 행사하느냐"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기계가 부동산의 종물인지 여부와 근저당권 효력이 기계 등에 미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종물은 건물에 딸려 함께 움직이는 필수 장비를 뜻한다. 특정 기계가 없어서 사업장을 운영할 수 없다면 해당 기계는 종물이다. 반대로 없이도 운영할 수 있다면 종물이 아니다. 없으면 본래 기능이 멈추는지와 건물과 상시적으로 결합돼 있는지가 기준이 된다.
원심은 기계 매수자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기계가 공장저당법이 말하는 공장 일체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장 일체는 공장을 하나의 세트로 묶어 토지·건물·기계·설비에 한 번에 저당을 잡게 해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저당권이 기계까지 자동으로 미친다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또 B씨가 경매 전에 기계를 따로 사가면서 건물 주인과 기계 주인이 달라진 점에 주목했다. 재판분는 보통 종물은 주물(건물)과 같은 주인이 상시 함께 쓰는 물건이라는 점에서 이 관계 자체가 깨졌다고 판단했다. 두 사정을 이유로 경매로 건물을 산 쪽이 기계 소유권까지 얻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종물과 저당권 효력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이 사건 부동산이 볼링장으로서의 경제적 효용을 다할 수 있도록 하여 주는 필수적인 시설물로서 부동산의 종물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원고가 패소한 것이다.
독자들의 PICK!
대법원은 경매로 건물을 산 사람은 그 효력이 미치는 종물의 소유권도 함께 취득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근저당 설정 후 B씨가 기계를 별도로 샀더라도 그 이후 경매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낙찰자가 기계 소유권까지 취득한 이상 B씨의 C씨에 대한 인도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