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다 놓쳐" 267명 태운 여객선 좌초, 방향타 고장 아니였다

"휴대폰 보다 놓쳐" 267명 태운 여객선 좌초, 방향타 고장 아니였다

이재윤 기자
2025.11.20 11:30
전남 신안군 해상 무인도에 좌초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사고와 관련해 사고 당시 운항 책임자가 휴대전화를 보느라 변침 시점을 놓친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뉴시스
전남 신안군 해상 무인도에 좌초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사고와 관련해 사고 당시 운항 책임자가 휴대전화를 보느라 변침 시점을 놓친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뉴시스

전남 신안군 해상 무인도에 좌초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사고와 관련해 사고 당시 운항 책임자가 휴대전화를 보느라 변침(항로변경) 시점을 놓친 정황이 드러났다.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목포해양경찰서는 전날 항해사 등 운항 책임자를 조사한 결과 사고 직전 변침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휴대전화를 보고 있느라 자동항법장치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해당 선원은 최초 조사에서 "변침이 늦어졌고 방향타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승객 구조 직후 진행된 1차 육안 감식 결과와 해경의 추궁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해당 선원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했다. 사고 직전 어떤 앱(응용프로그램)을 사용했는지, 개인 메시지나 영상 시청 등 다른 작업을 했는지, 이러한 행위가 변침 실패와 항로 이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사고 해역은 장산도와 족도 사이의 협수로로, 남쪽에는 족도를 포함해 암초와 작은 바위섬이 여러 개 분포해 대형 선박이 자동항법장치로 운항하기에는 위험성이 큰 구간이다. 대형 여객선은 일반적으로 이 구간에서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항해사가 직접 조타해야 한다.

해경은 항해사가 비좁은 해역에서 휴대전화를 보며 자동항법 모드로 운항하다 항로를 크게 벗어났고, 예정보다 빨라진 변침으로 뱃머리가 암초 방향으로 틀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암초 및 무인도와 연쇄 충돌하며 최종적으로 족도에 좌초된 것으로 추정한다.

초기 조사에서 운항 부주의가 확인됨에 따라 항해사 등 책임자에 대한 형사 입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경은 이날 목포해양안전심판원, 목포해양수산청 등과 함께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선체 조사와 감식을 진행한다. 선체는 이날 오전 5시 44분께 목포 삼학부두 여객선터미널에 자체 동력으로 입항했다.

합동조사단은 항해기록장치(VDR), 자동항법장치, 선내 CCTV(폐쇄회로TV) 영상 등을 회수해 사고 전후 상황을 분석한다. 선박의 고장 여부, 1차 암초 충돌 가능성 등도 조사 대상이다. 1차 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고 원인과 경위가 비교적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날 오후 8시 17분쯤 퀸제누비아2호는 항로를 이탈해 무인도인 족도에 뱃머리를 얹힌 채 15도 이상 기울어지는 좌초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명은 해경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임신부 포함 30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대부분 퇴원하고 4명만 입원 중이다.

남은 승객들도 이날 오전 화물·차량을 인수한 뒤 대부분 귀가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