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회 보다 비싼 '연어'…발길 끊긴 무한리필 식당 "가게 내놓은 지 1년"

육회 보다 비싼 '연어'…발길 끊긴 무한리필 식당 "가게 내놓은 지 1년"

김미루 기자, 김지현 기자
2025.12.03 16:06

[기획]고환율에 멍드는 서민경제②고환율·고유가 직격탄 맞은 연어가게

[편집자주] 원/달러 환율이 지속해서 오르면서 물가상승 부작용을 가져왔다. 원자재 가격과 기름값이 오르면서 서민경제에 직격탄을 안겼다. 고환율이 촉발한 고물가 시대의 시름을 다각도로 살펴봤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고환율·고유가 영향으로 연어 가격이 치솟자 연어 무한리필 식당들이 원가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연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원화 가치 하락세가 온전히 연어 가격에 반영된다. 판매가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황까지 겹치며 연어 전문점 사장들은 "매출이 바닥"이라고 토로한다.

서울대입구역 인근 연어·육회 무한리필 식당에서 만난 사장 윤혜린씨(33)는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테이블 12개에 간장과 초장, 종지 그릇을 올려뒀다. 윤씨는 "연어가 다 수입이라 환율 오르면서 원가가 계속 오르더니 이제 연어에 대해서는 적자를 보고 판다"며 "연어보다 육회를 더 시켜주기를 바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윤씨가 꺼내온 메뉴판에는 3년 전보다 3000~5000원씩 오른 가격이 적혀 있었다. 육회 메뉴 가격은 그대로지만 연어는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가격을 올리면서 손님도 줄었다. 지난해보다도 매출은 2500만원가량 감소했다. 윤씨는 "가게를 내놓은 지 1년이 넘었는데 나가지를 않는다. 지금은 장사를 하고 싶지 않다"며 "본사도 사실상 방치 상태"라고 했다.

서울대입구역 인근 연어·육회 무한리필 식당 메뉴판. 3년 전보다 3000~5000원씩 오른 가격이 적혀 있었다. 육회 메뉴 가격은 그대로지만 연어는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사진=김지현 기자.
서울대입구역 인근 연어·육회 무한리필 식당 메뉴판. 3년 전보다 3000~5000원씩 오른 가격이 적혀 있었다. 육회 메뉴 가격은 그대로지만 연어는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사진=김지현 기자.
연어값 올라 가격 올리니 손님 발길 끊겼다

혜화역 인근에서 연어 가게를 11년째 운영하는 사장 이모씨(41)도 주메뉴로 연어, 부메뉴로 육회를 판다. 그는 "연어는 수입 품목이라 가격이 전혀 안정적이지가 않다. 유가·환율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며 "요즘처럼 연어 산란기, 연어 철인 9~11월에 가격이 내려가야 하는데 환율이 너무 올라서 가격이 안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란기 지나고 12월은 연어가 가장 비쌀 때라 12월 한 달은 남는 것 없이 판다고 보면 되는데 환율이 너무 올라서 겁이 난다"며 "요즘처럼 변동이 심한 때가 없었다. 환율 오르니까 기름값도 오르고 지금쯤 ㎏당 1만2000원대 정도여야 하는 시기에도 4000원씩 더 올랐다"고 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5시쯤 서울대입구역 인근 연어·육회 무한리필 식당. /사진=김지현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5시쯤 서울대입구역 인근 연어·육회 무한리필 식당. /사진=김지현 기자.

노원구에서 연어 무한리필 가게를 운영하는 12년차 사장 이모씨(47)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환율과 운송비가 동시에 오르면서 함께 치솟은 연어 가격이 현재까지 고착화된 상태라고 했다. 이씨는 "매출 대비 연어 원가 비중이 지금은 절반까지 차지한다"며 "연어 원가가 오르면 어쩔 수 없이 무한리필 메뉴 가격도 올려야 하는데 손님 입장에서도 부담이라 크게는 못 올리니 마진도 없다"고 말했다.

이씨의 가게는 어쩔 수 없이 무한리필 메뉴 가격을 러우 전쟁 이전 1만5000원에서 현재 2만5000원까지 올렸다. 이씨는 "손님들도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얘기한다. 예전엔 하루 대기 줄이 30~40팀씩 있었는데 지금은 그럴 일이 없다"며 "가격 올리면서 손님이 많이 줄어서 현재로서는 매출 회복을 빨리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제철인데 '고환율' 직격탄…급등한 가격, 4년째 제자리
연어 가격 추이. /그래픽=윤선정 기자.
연어 가격 추이. /그래픽=윤선정 기자.

최근 5년간 노량진수산시장 수입수산물거래동향을 보면 가격 상승 후 고착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1년 11월 평균 연어 가격은 ㎏당 1만1064원이었지만, 러우 전쟁과 고환율 충격이 본격화된 2022년 11월에는 1만6659원으로 1년 만에 50% 급등했다. 이후에도 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아 2023년부터 올해 11월 가격은 매년 1만6000원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연어 철'에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으면서 점주들의 원가 부담이 누적됐다. 지난해 9월 평균 연어 도매가는 ㎏당 1만1974원이었지만 올해 9월에는 1만5498원으로 약 3500원(29%) 뛰었다. 9월은 원래 연어 수확량이 늘어 가격이 내려가는 시기지만 올해는 환율 상승과 유가·운송비 부담이 겹치며 계절적 하락 요인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연어 가격 상승이 고환율 상황에 더해 공급 구조·운송비 상승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라고 봤다. 김영식 강릉원주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지금이 연어 출하가 가장 많은 시기인데 그렇다고 가격을 내려서 수출하지는 않는다"며 "연어 수입 계약은 대개 2~3개월 전에 달러로 체결되기 때문에 수입 가격은 똑같더라도 고환율 시점에 계약한 물량이 들어오면서 가격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봉태 국립부경대 자원환경경제학 교수는 "수입 연어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환율이 첫번째 요소"라며 "노르웨이산 신선연어가 국내 시장에선 사실상 독점 구조이기 때문에 환율 요인이 기본적으로 가장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우 전쟁 이후 항공 운송이 우회하게 된 점도 연어 가격을 끌어올렸고 여러 요인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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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미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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