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그날'처럼 혹한의 날씨에도...'계엄 1년' 국회 앞은 뜨거웠다

'1년 전 그날'처럼 혹한의 날씨에도...'계엄 1년' 국회 앞은 뜨거웠다

이강준 기자, 김지현 기자, 김서현 기자, 최문혁 기자
2025.12.04 04:00

"내란 청산" vs "윤 어게인"
진보·보수단체 분열 여전

"내란세력, 완전 척결!" vs "윤어게인!"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한복판인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으로 비상계엄 1년 만에 다시 수많은 시민이 모였다. 여전히 둘로 갈려 계엄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계엄 1년이 지났지만 분열된 대한민국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일 오후 국회 앞에선 "내란세력 완전청산" 구호가 다시 울려 퍼졌다. 내란단죄와 변하지 않은 시민들의 현실을 규탄하기 위해 1000명가량의 시민이 모였다. 오후 4시부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내란세력이 죗값을 치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계엄 당시 인천에서 국회로 달려온 이주남씨(55)는 "아직 내란에 대한 단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회 2시간 전부터 인근 카페에서 대기하던 박의선씨(42) 역시 "대통령과 국무위원만 바뀌었지 계엄에 대해선 단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을 구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지난해 12월7일부터 매주 토요일 집회에 참가한 30대 여성 조모씨는 '우리는 광장을 잊지 않는다'는 제목의 인쇄물을 배포하고 있었다. 조모씨는 광장의 목소리가 제도정치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10~30대 젊은 여성, 장애인, 노동자 등 파면 외에 달라진 게 크게 없다. 이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 앞 다른 한쪽에선 1년 전 계엄을 선포한 윤 전대통령의 영상이 재생됐다. 영하의 날씨에도 계엄선포를 옹호하는 집회에 참가한 수백 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오후 2시 시민단체 신자유연대는 300명이 넘는 인원과 함께 집회를 시작했다.

70대 남성 A씨는 '윤어게인' 목도리를 둘러 추위를 막았다. 주머니 속엔 장갑도 구비해뒀다. A씨는 "지난겨울 내내 한남동에서 추위를 견디며 집회를 이어갔는데 지금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당시 여자들은 은박지를 덮고 남자들은 술과 라면으로 추위를 견뎌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멸공청년단, TK국민주권재단과 한미자유의물결 등도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국회 앞에 돗자리를 깔고 현수막을 주변에 둘러싸 천막처럼 활용했다. 집회인원이 하나둘씩 모이며 10여분에 한 번씩 "이재명을 재판하라" 삼창을 반복했다. 앞을 지나는 시민들이 바닥에 자리잡은 사람들을 보고 응원하며 지나가는 모습도 다수 보였다. 윤정화씨(62)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회 앞 현장을 찾았다. 돗자리에 놓인 이불을 덮어쓰고 있던 윤씨는 "계엄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어제부터 올라와 있었다"며 "거짓증거로 이뤄진 탄핵이 당연히 무효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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