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가 일부 배임 혐의에 대해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하면서 1년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특경법)상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 일부를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과 같은 1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은 지위를 이용해 다른 회사까지 절차를 무시하고 개인적 이익을 유용한 것은 분명하다"며 "뒤늦게 (재범 방지를 위한) 경영 시스템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이나 기업 총수에 요구되는 높은 준법 의식, 주주와 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이란 공익적 가치를 고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기업에) 큰 위험이 있단 사정이 있더라도 회사 자금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경영자를 경영 일선에 복귀하도록 하는 건 기업문화개선과 기업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있어 집행유예 선택은 부적절하다"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이날 조 회장은 카키색 미결 수용자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법정에 출석했다. 머리를 아래로 묶고 안경은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재판장의 설명을 무표정으로 바라봤다.
재판부는 일부 배임 혐의에 대해 원심과 같이 징역 6개월을 유지했고 나머진 혐의에선 판단을 달리해 1심 징역 2년6개월이 2심에서 1년6개월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조 회장은 2014년 2월에서 2017년 12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사들여 MKT에 유리한 단가를 책정해 가격을 부풀려 구매한 혐의를 받았다. 한국타이어 그룹 인수 전까지 한 적 없던 배당을 통해 조 회장에게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약 64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기간에 한국타이어의 손해액이 131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업 기회를 유용해 사익 편취로 인정한다면 업무상 배임죄로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충분히 없고 경영상 효과가 나타났다면 경영상 판단한 것으로 배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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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은 또 현대차 협력사 리한 소유의 공장 부지에 최우선 매수권을 담보로 부여받고 회삿돈 50억원을 빌려준 혐의도 있다. 리한은 조 회장과 가까운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검찰 측은 리한이 이미 다른 채무를 많이 지고 있던 점과 최우선 매수권이 담보로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검찰 주장을 받아들여 유죄로 판단했으나 2심은 무죄로 판단했다. 최우선 매수권이 담보로서 충분하므로 조 회장이 경영상 판단에 따라 돈을 빌려준 것이므로 배임이 아니라고 봤다.
1심에서 유죄를 받은 법인카드 사적 사용, 다른 회사로 하여금 아파트와 아우디 차량을 지인에게 제공하도록 한 업무상 배임죄 부분은 2심에서도 징역 6개월 판단을 유지했다. 조 회장의 회삿돈 사적 사용 규모는 총 5억8000만원으로 파악됐다.
2심 판결 이후 한국앤컴퍼니 그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후속 대응 방안을 신중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