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현장에 있다가 내란미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 김계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측이 재심에서 당시 선포된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김성수)는 24일 김 전 실장의 내란목적살인, 내란중요임무종사 미수 혐의 재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법정엔 망인이 된 김 전 실장 대신 그의 아들 김모씨가 출석했다.
김 전 실장 측은 "이 사건은 비상계엄을 전제로 군사경찰과 군검찰에 의해 조사되고 군검찰관이 기소한 사건"이라며 "비상계엄이 위헌 무효라면 합수부 구성과 조사가 전부 다 계엄 포고령에 이뤄져 절차의 위법성이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첫 공판기일이 종료된 후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은 "당시 계엄 포고령과 증거 문제를 다툴 예정이고 서면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1979년 10월26일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박 전 대통령 살해한 당시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 현장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본 인물이다. 김 전 실장은 육군참모총장, 중앙정보부장을 지내고 1979년 2월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김 전 실장은 대통령 시해 사건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육군본부 계엄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이후 1982년 5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된 후 1988년 사면 복권됐다. 김 전 실장은 2016년 향년 93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김 전 실장의 아들은 "민간인 신분임에도 위법적인 군 수사기관의 수사와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고 수사 과정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2017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8년이 지나 올해 8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심 대상 판결은 김 전 실장에게 사형을 선고한 육군본부 고등군법회의 2심이다.
김 전 실장의 재심 두 번째 공판기일은 내년 2월13일이다. 김 전 실장 측은 이날 10·26 사태로 사형을 선고받은 고 김재규 전 부장 측 재판의 증인 신문 조서를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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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원은 지난 2월 10·26 사태로 사형을 선고받은 고 김 전 부장의 재심도 개시했다. 검찰이 즉시 항고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전 부장의 재심은 지난 7월 첫 재판을 시작으로 현재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