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으로 끼니 때운다"…사립대 학생들 '등록금 인상 반대'

"라면으로 끼니 때운다"…사립대 학생들 '등록금 인상 반대'

이현수 기자
2026.01.26 16:48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제 58대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이현수 기자.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제 58대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이현수 기자.

서울 시내 사립대학들이 잇따라 등록금 인상에 나서면서 대학생들의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이화여대 제58대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는 26일 낮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이화여대는) 이미 높은 등록금과 적립금 6700억원을 보유한 학교"라며 "재정난은 학교가 아닌 학생이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2026학년도 학부 정규등록금·학점등록금·계절학기 등록금 책정안으로 2.95% 인상을 통보한 상태다. 해당 안은 오는 27일 열리는 2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의결되면 확정된다.

이날 모인 이화여대 학생 30여명은 'ATM(현금자동입출금기)기 취급하는 대학 본부 규탄한다' '3600 이화인은 등록금 인상 반대한다'란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학생에게 재정책임 전가 말라" "돈 없다 핑계 말고 적립금 6700억원부터 사용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총학생회 측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생들 중 92%가 현재 납부 중인 등록금에 높은 부담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국 대학 등록금 순위 11위인 이화는 학생들에게 이미 충분히 많은 등록금을 받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가 '국가장학금 II' 유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도 강조했다. 이들은 "등록금을 동결하면 20억원의 국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면서 "학교가 2.95% 인상을 강행하면 인상분 35억9000만원 중 20억원을 학생 등록금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결국 15억9000만원을 벌기 위해 학생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셈"이라고 했다.

학생들이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정예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매일 1100원짜리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자취방 월세와 생활비, 등록금을 감당하기 위해 몸을 깎아내리고 있다"며 "알바를 3개씩 뛰면서 학교를 다니는 학우, 학자금 대출 이자 때문에 졸업 후가 두렵다는 학우의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요 사립대 줄줄이 등록금 인상
26일 이화여대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 반대 성명문을 학교 본관 앞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이현수 기자.
26일 이화여대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 반대 성명문을 학교 본관 앞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이현수 기자.

최근 주요 사립대학들은 등록금을 인상하는 추세다. 인상률은 △성균관대 2.9% △서강대 2.5% △국민대·한국외대 2.8% 등이다. 고려대, 연세대 등도 법정 인상 한도(3.19%) 내 등록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대학생들은 대학 재정을 학생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지난 19일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염치도, 책임도, 논리도 없는 갑질 인상"이라고 비판했다.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학측이 졸속으로 등록금(정원 외 외국인) 인상을 결정했다"며 인상 철회를 촉구했다.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흐름은 교육부가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에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II 유형을 2027년부터 폐지하기로 결정한 영향으로 보인다. 등록금 동결의 전제조건이었던 장학금 지원이 사라지면서 법정 한도 내에서 등록금 인상에 나서는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공유